기업 경기 한 달 만에 다시 '뒷걸음'…다음 달 전망도 '먹구름'
제조업 수요 둔화에 자동차 생산업체 파업도 영향
서비스 경기는 개선…파견업체 연말 신규 계약 ↑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제조업 수요 둔화가 우려되면서 우리 기업 체감 경기가 한 달 만에 다시 뒷걸음쳤다.
한국은행이 27일 공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 대비 0.6포인트(p) 내린 91.5를 기록했다. 지난 10월(92.1, 전월 대비 0.9p 상승) 이후 한 달 만의 하락 전환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비제조업은 소폭 개선됐으나 제조업은 대내외 수요 둔화와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 등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기업심리지수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기업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CBSI는 2003~2023년 장기 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두고 이보다 크면 장기 평균 대비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구체적으론 제조업이 한 달 전보다 2.0p 내린 90.6을, 비제조업은 0.4p 상승한 92.1로 나타났다.
제조업에서는 제품재고(-1.1p), 자금사정(-0.8p) 등이 주된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제조업은 채산성(+1.0p), 매출(+0.3p)이 체감 경기를 끌어올렸다.
다음 달 CBSI 전망은 제조업이 한 달 새 1.6p 하락한 88.9로, 비제조업은 1.1p 상승한 90.3으로 조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비롯한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희비가 엇갈린 상황으로 풀이된다.
11월 제조업 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자·영상·통신장비(자금사정 -11p, 제품재고 +4p), 자동차(자금사정 -9p, 생산 -10p), 화학물질·제품(자금사정 -6p, 업황 -6p) 위주로 악화했다.
황 팀장은 "전자·영상·통신장비의 경우 휴대폰 부품 생산 업체의 수출 감소가 영향을 미쳤고, 자동차 산업은 일부 자동차 부품 업체 파업으로 생산이 위축됐다"며 "화학물질·제품은 대내외 수요 감소,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BSI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비제조업 실적 BSI는 운수창고업(채산성 -7p, 업황 -4p) 등이 악화했으나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자금사정 +8p, 매출 +5p), 전기·가스·증기(채산성 +12p) 등은 개선세를 보였다.
황 팀장은 "비수기 여객 운송의 수요 감소로 운수창고업 BSI가 나빠진 반면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에서는 사업 시설 관리와 인력 파견 업체 등을 중심으로 연말 신규 계약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전기·가스·증기는 겨울철 난방 수요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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