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억 배럴 석유·가스 찾는다"…한 달 앞 다가온 대왕고래 시추

산업부, 27일 개발전략 회의 열고 석유공사 시추 계획 최종 검토
12월 중순부터 시추 돌입…野, 예산 삭감 요구에 산업부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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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심해 석유·가스전을 확인하는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닻을 올리기 직전이다. 시추장비가 속속들이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등 내달 시추에 앞서 밑 작업이 완료 단계에 있다.

다만 야당이 시추에 필요한 예산 삭감을 요구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개발전략 회의를 열고 한국석유공사의 시추 계획을 최종 검토한다.

산업부는 검토를 거쳐 이번 주 내로 대왕고래 시추 계획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공사는 내달 중순쯤 첫 시추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의 대륙붕 해저까지 시추공을 뚫은 후 암석 시료를 확보해 해당 좌표의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앞서 석유공사는 석유·가스가 가장 많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왕고래 지역을 첫 탐사시추 장소로 선정했다. 석유공사는 미국 액트지오사의 자문 등을 거쳐 동해 8광구와 6-1광구 일대에서 모두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했는데,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다음 달 첫 시추를 위한 밑 작업도 진행 중이다. 탐사시추를 담당하는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는 현재 믈라카해협의 리아우 제도에 정박해 있다. 이달 출발해 다음 달 10일께 부산에 도착한다.

부산항 외항에서 보급품을 실은 뒤 대왕고래로 이동할 예정이다. 부산항에는 바라이트, 벤토나이트 등 시추를 위한 재료도 2000톤 이상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석유공사는 포항 영일만항을 보조항만으로 선정하며 시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일만항은 시추 과정에서 보급선 정박으로 부족 기자재 추가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긴급 하역 추진 등 보조항만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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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조광권 적용 비율을 33%로 기존(12%)보다 크게 올리고, 사이닝 보너스 등 특별수당제도 도입했다. 비율 계수가 1.25 미만으로 수익성이 낮을 때는 조광료 부과 요율이 1%, 계수가 3 이상으로 수익성이 좋으면 최고 33%의 부과 요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시추 예산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난항이 예고된다. 지난 19일 열린 예결위 조정소위에서는 앞서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예비 심사를 통과한 506억원 규모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심의가 보류됐다.

야당은 중장기 계획과 타당성 평가가 부재하고, 구체적인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며 전액 감액까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당초 정부가 506억 원, 석유공사 500억 원을 투입해 1차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만약 예산안이 삭감되면 온전히 석유공사 자체 예산만으로 시추를 진행해야 하는데 자본잠식 상태에서 대규모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석유공사는 656억 원에 시추선을 선정했다. 5번의 시추를 도전할 계획인데 1회 비용이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첫 시추 결과는 내년 상반기 나올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회 예산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야당 등을 대상으로 예산의 필요성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