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양곡법·농안법 野 단독 처리 유감…입법 모순"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대통령이 한 차례 재의 요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것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과잉 생산을 고착시키는 입법 모순"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야당이 양곡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농어업재해보험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등 4개 법안에 대한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자 정부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는 양곡법 개정안이 쌀값 하락 시 차액을 정부가 지급하도록 돼 있어 쌀 공급과잉이 고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쌀 공급 과잉은 쌀값 하락은 물론, 막대한 재정부담을 초래한다. 특히 벼 대신 타작물 재배로의 전환을 가로막아 쌀 공급 과잉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양곡법 추진은 쌀값 회복과 함께, 벼 재배면적 감축 등 구조적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안법 개정안은 주요 농산물에 대해 최저가격 보장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이 역시 공급과잉, 정부 보전으로 인한 재정부담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농산물 가격 변동성도 높아져 농가 경영부담 및 소비자 물가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재해보험법 개정안은 보험요율 산정 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 할증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보험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 민간 보험사의 지속 가능한 보험 운영 저해 등이 우려된다.

재해대책법에는 재해 발생 시 재해 이전까지 투입된 생산비 보장(전부 또는 일부), 실거래가 수준으로 지원기준 적용 등이 담겼다. 재난 등에 관한 일반법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재해 발생 시 ‘응급복구 및 생계지원’을 하는 재난재해 지원의 원칙과 상충 등 법률 간 충돌 소지가 있다.

또 타 분야 지원과의 형평성 훼손, 도덕적 해이, 보험 가입 의욕 저하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을 반대하면서 민관학 협의체를 구성해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야당의 법안 강행, 재의요구권 행사, 법안 폐기에 이르는 소모적 논쟁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농업계와 소통을 통해 대안을 마련해 왔다"며 "야당이 4건의 법률안을 충분한 논의 없이 단독 처리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앞으로 남은 법안 심의 과정에서 개정안들의 문제점과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