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도 주목 "韓 발군의 성장"…국민 체감은 '꼴찌' 수준
OECD 2024년 삶의질 보고서…터키·일본 이어 '뒤에서 3위'
"하루 중 기분 나쁜 때 많아" 비중도 상위권…성장 체감↓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 국민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 지수를 작성하는 OECD는 한국이 2010년에는 경제적으로 여러 부문에서 OECD 평균을 밑돌았으나 지난 10여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고 주목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요국 꼴찌인 한국인 만족도를 보면, 이러한 물질적 발전을 체감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OECD가 이달 펴낸 '삶의 질 2024'(How's Life? 2024)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최신 삶 만족도(life satisfaction) 지수는 6.5점으로, 조사 대상 34개국 가운데 32위를 기록했다.
터키(5.4점), 일본(5.8점) 다음으로 낮아 뒤에서 3위에 그쳤다.
삶의 만족도 지수는 국민이 일상을 영위하면서 느끼는 주관적인 삶의 만족 정도를 설문을 통해 0~10점 사이로 측정한 지표다.
OECD 평균 삶의 만족도는 우리보다 0.9점 높은 7.4점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국민 감정 상태가 비관 쪽에 치우친 나라로도 드러났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은 일반적인 하루 동안 긍정적 감정보다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보고한 15세 이상 인구 비율(negative affect balance·긍정-부정 균형)이 지난해 14.9%로 OECD 평균(12.7%)보다 2.2%포인트(p) 높았다.
살면서 좋은 감정보다 나쁜 감정에 더 많이 노출되는 인구 비중이 이보다 큰 국가는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39개국 가운데 △터키(32.1%) △이스라엘(26.4%) △브라질(23.1%) △그리스(18.0%) △포르투갈(17.8%) 등 9개국뿐이었다.
반면 한국은 '물질적 조건'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받았다.
OECD는 보고서에서 "체코, 한국, 룩셈부르크, 멕시코, 슬로바키아는 물질적 조건을 나타내는 8개 지표 중 6개 영역에서 꾸준한 개선세를 보였다"며 "이들은 룩셈부르크를 제외하고 10년 전 해당 영역에서 평균 이하의 성과를 보이던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특히 OECD는 "예컨대 2010년 한국은 가구 소득, 소득 불평등, 고용률, 성별 임금 격차 등에서 OECD 평균에 뒤진 상태였다"고 주목했다. 그에 반해 현재 한국은 물질 영역에서 2010년 대비 개선되지 않은 지표가 단 한 개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처럼 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영역을 빼고 물질 지표 전부에서 2010년 대비 개선세를 보인 국가는 이스라엘이 유일했다. 그마저 이스라엘은 자료 부족으로 인해 8개 지표 중 3개 지표에서만 OECD가 판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경우였다.
대조적으로 삶의 질 영역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주관적 삶의 질을 대표하는 10개 영역 가운데 한국은 절반인 5개에서만 2010년 대비 개선세를 나타냈다. 나머지 5개는 같은 기간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주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했음에도, 실제 국민 일상에서 완전히 체감되기까지 노력이 필요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OECD는 한국만을 대상으로 작성한 별도의 자료에서도 △삶 만족도 △사회적 지원 △사회적 교류 △긍정-부정 균형 등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한 상대적 약점으로 지목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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