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러시'…이민자 유입 증가율 OECD 국가 중 2위

2023년 이민자 8.7만명…전년 대비 50.9%↑
정부, 외국인근로자 확대 추세…광업·임업 까지 취업문 개방

다문화가정 결혼 이민자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 소주방에서 궁중음식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해 선진국으로의 합법적 이민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이민자 증가세가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4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8개 회원국으로 영주권을 받고 이민한 사람은 650만 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2022년 600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지 1년 만에 10%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역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해 이민자 유입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미국으로, 총 118만 9800명의 이민자가 유입됐다. 전년(104만8700명)보다 13.4% 증가했다.

영국은 지난해 74만 6900명의 이민자를 받아 2022년(48만 8400명)보다 52.9% 늘었다. 증가율로는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민자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은 국가는 우리나라였다.

2022년 5만 7800명이었던 한국행 이민자는 지난해 8만 7100명으로 50.9% 뛰었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분야에서 일하는 계절 근로자의 유입은 한국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미국은 계절 근로자가 전년보다 6% 늘었는데 한국은 무려 212% 증가했다.

정부의 외국인근로자 확대 등의 정책이 맞물리면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업, 음식점업 등에서 인력난이 가중되자 정부는 2023년 숙련기능인력(E-7-4) 쿼터를 5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확대하고 비자 취득요건을 완화했다.

지난해 기준 단순외국인력 비자(E-9)를 발급받아 입국한 외국인 수는 10만 148명으로 전년(8만 8012명)보다 1만 2000여명 늘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5월 기준 국내에 91일 이상 머문 상주 외국인 취업자는 92만 3000명에 달했다. 근속기간과 월평균 임금으로 보면 외국인 노동자의 약 60%가 1년 이상 근무하는 상용직이고 3년 이상 근속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같은 이민자 증가세는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인 16만5000여명을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취업 업종도 음식점업, 광업, 임업 등으로까지 확대했다.

장-크리스토프 뒤몽 OECD 국제이주부서장은 "이민자 급증은 단순히 팬데믹으로 인한 요인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민 증가 추세엔 외국인 노동자와 해외 유학에 대한 강한 수요가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