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협 GGGI 신임 사무총장 "트럼프, 돈보다 딜을 중시…한미 에너지 동맹 필요"
[NFEF 2024]"탄소집약적 韓 산업…트럼프 됐다고 안심하면 큰 오산"
"원전·재처리·방위비 등 패키지 딜 필요·…'딜 메이킹' 잘하는 국가돼야"
- 전민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신임 사무총장(카이스트 교수)은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한·미 에너지 동맹' 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신임 사무총장은 13일 오전 서울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호텔 용산에서 열린 '뉴스1 미래에너지포럼(NFEF) 2024'의 '트럼프 2.0 시대와 기후에너지 정책의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한미 안보동맹을 했으니, 에너지 동맹으로 가서 '딜 메이킹'을 해야 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출범을 앞둔 '2기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을 내다보고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단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공약이었던 파리협정 탈퇴, 나아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까지 탈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집권 시절 기후변화는 중국이 만들어낸 '사기'(hoax)라고 발언하기도 해 바이든 행정부와는 다른 기후에너지 정책을 내세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김 사무총장은 "바이든 행정부 산업정책은 컴퓨터 AI·바이오·청정 에너지까지 세 가지 산업은 미국 본토 내에 생산적 기반을 두겠다는 것이 본질이며, 트럼프 행정부도 제조업 르네상스를 바탕으로 핵심적인 기술을 가진 산업의 기반을 미국에 두려고 한다"며 "다만 바이든은 세금 혜택(tax credit), 트럼프는 징벌(penalty)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김 사무총장은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의 10%가량이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이뤄졌으며, 올해 투자만 해도 2조 달러가 이뤄졌다"며 "앞으로 인공지능(AI)이 향상할수록 청정에너지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미국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데, 중국은 이 분야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며 "과연 트럼프 당선인이 이런 상황에서 청정에너지 산업을 외면할 것인지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 사무총장은 트럼프 당선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임명된 것에도 주목했다.
김 사무총장은 "일론 머스크는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갖고 있으며, 태양광·배터리·우주 등 여러 산업을 하고 있다"며 "단순히 산업 시대의 논리로 해석하면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트로이 목마'가 될 것인지(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사무총장은 탄소 배출량에 따라 페널티를 부과하는 '미국판 탄소국경제도(CBAM)가 공화·민주 양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언급하며 "기본적으로 중국을 겨냥하지만, 미국의 친한파 참모들도 '한국이 예외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산업은 에너지·탄소 집약적"이라며 "단순히 트럼프가 됐으니 안심해도 되겠다고 하는 것은 큰 오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돈을 위해서가 아닌 딜(거래) 자체를 사랑하고, 딜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라며 "한국이 '딜 메이킹'을 잘하면 국가이익을 잘 구현할 수 있을 것이며, 젊은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같이 설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사무총장은 "가장 큰 산업은 에너지이며, 그 에너지 산업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잡아야(Seize the moment) 한다"며 "미국과 에너지 동맹으로 가서 '딜 메이킹'을 하고, 원전·사용후핵연료 재처리·방위비 문제·조선업 등의 문제를 통 크게 패키지 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GGGI는 개발도상국의 탄소중립 정책 등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김 사무총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4년이다.
min7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