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에 ATM '증발'…"화폐유통 시스템 약화 우려"

2024 하반기 화폐유통 협의회…"비은행 ATM 업체 경영난 가중"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이른바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2024년 하반기 정기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의장인 김기원 한은 발권국장은 "화폐 유통 시스템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 현금 사용이 감소하면서 화폐 유통 시스템 참가 기관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국민들의 현금 접근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화폐 유통 시스템은 한 번 훼손될 경우 이를 다시 복구하는 데 큰 비용과 노력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화폐 유통 시스템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참가 기관들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화폐 수급 동향을 보면, 1~10월 중 은행권은 9조 4000억 원 순발행돼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2013~2019년 평균 10.1조 원)에 가까워졌다.

은행권 수요가 늘어난 주된 요인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비용, 가치저장 목적의 화폐 수요가 지목된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 수도 증가하면서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에도 화폐 수요가 늘고 있다.

참석자들은 최근 현금 사용 감소로 경영 환경이 악화한 비금융 ATM 운영 업체 등 화폐 유통 시스템 참가 기관의 경영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일부 참석자는 ATM 이용 건수 감소, 임금·물가 상승에 따른 운영비용 증가 등으로 비금융 ATM 운영업체들의 경영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밝혔다.

이에 시중은행이 자체 운영하는 ATM 일부를 비금융 ATM 운영업체와 제휴해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국민들의 현금 사용이 당분간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일정 수준에서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고령층 등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고정 수요층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