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公 이번주 실적 발표…흑자 예고에도 누적적자에 '한숨'

호실적 전망하지만…수조원대 누적적자·미수금으로 '요금 인상' 압박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3분기(7~9월) 실적이 이번 주 공개된다. 업계에선 올여름 폭염과 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해 두 곳 모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전의 누적 부채와 가스공사의 미수금 규모가 여전히 수조 원대에 달하는 만큼 요금 인상 압박은 지속될 방침이다.

1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12일, 한전은 13일쯤 '2024년 3분기 실적(잠정)'을 공시한다.

증권 업계에서는 한전의 이번 3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영업익 3조원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전기 판매가 급증하고,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를 보이면서다.

대신증권은 한전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 5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2% 늘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이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은 2조 73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7% 증가할 것으로 봤다. 다만 이번에 발표될 3분기 실적에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안이 반영되지는 않는다.

한전의 3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재무 건전성 개선은 요원하다. 이번 3분기까지 흑자를 거두면 5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이지만 그만큼 누적 부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3조 원(연결), 누적적자 41조 원으로 매년 부채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자 비용만 4조 5000억 원을 냈다.

한전과 함께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으로 꼽히는 가스공사도 재정위기는 심각하다. 6월 기준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4조 원을 넘었고, 매년 1조 7000억 원의 이자를 부담 중이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이 2026년까지 15조 6000억 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지속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녹록지 않다.

가스공사가 지난 8월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을 6.8% 인상했으나, 미수금 축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상한 후에도 가스요금이 원가를 밑돌기 때문이다. 이에 미수금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

한전도 전기요금 인상 기조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김동철 한전 사장도 지난 6일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 2024'에서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원가 인상 요인이 다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2027년 말까지 자체 사채 발행이 2배로 줄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난번 산업용만 국한해서 올린 건 정부 당국이 여러 물가라든가, 소비심리 이런 것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내린 결정으로, 정부 정책에 순응하고 있다"면서 "주택용 요금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모든 종별의 전기요금이 아직도 원가를 밑돌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올해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은 단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번에 부득이하게 대기업 중심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것은 현재 민생과 서민경제가 워낙 어렵기 때문에 고육지책의 하나로 마련한 방안"이라며 "예단해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올해 추가 인상을 더 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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