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은퇴후 사장님' 시대…50대 이상 자영업자 15년간 12%p↓

전체 자영업자 비중 15년간 4.4%p 하락, 50대 이상은 12%p 줄어
자영업자 내 '빈익빈부익부'…"임금근로자로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해야"

서울 시내 한 식당에 영업종료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지난 15년간 은퇴 연령인 50대 이상에서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이 12%p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감소세는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자영자) 위주로 나타났는데, 60대 이상 자영업자 내 1인 자영자 비중은 7%p 가까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고용주)로 대체됐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19.9%로 사상 처음 20% 밑으로 내려갔다.

자영업자 비중 축소는 전 연령에서 관찰됐으나, 특히 은퇴 연령층인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두드러졌다.

전체 자영업자 비중은 15년 전인 2009년 8월 24.4%에서 올해까지 4.4%p, 하락한 반면, 50대 이상의 경우 39.3%에서 27.8%로 11.5%p 감소했다.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전체 자영업자 비중은 20.7%에서 19.9%로 약 0.7%p 하락한 반면 50대 이상의 하락 폭은 2.5%p로 3배 이상이었다.

세부적으로 60대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지난 2009년 45.7%에서 올해 32.3%로 15년간 13.4%p 줄었으며, 50대는 35.2%에서 23.3%로 11.9% 감소했다.

이런 비중 감소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자영자) 중심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전체 취업자 대비 고용원이 있는 60대 이상 자영업자(고용주) 비중은 5%로 15년 전(3.9%)보다 1.1%p 증가한 반면, 자영자 비율은 41.8%에서 27.3%로 14.5%p 급감했다.

50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는데, 고용주 비중은 15년 전에 비해 1.6%p 감소한 데 반해 자영자는 10.3%p 줄었다.

2009년 8월엔 60대 이상 전체 자영업자(고용주+자영자) 중 91.5%가 자영자였으나 올해는 6.9%p 감소한 84.5%로 떨어졌으며, 고용주 비율은 그만큼 늘어 8.5%에서 15.5%로 증가했다.

50대 이상 은퇴 연령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줄어드는 동시에, 남은 자영업자도 비교적 여건이 나은 고용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IFS 프랜차이즈 창업·산업 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이 부스를 둘러보며 창업 트렌드 및 정보를 얻고 있다. 2024.10.3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런 현상은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는 과정과 자영업자 포화 상태가 맞물려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이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늘었던 자영업자 비중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내수가 침체되며 문을 닫는 경우가 늘었다"며 "온라인 거래가 증가하는 등의 소비 환경 변화가 자영업자 비중을 줄인 또 다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중고령층이 은퇴 이후 양호한 조건의 임금근로자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 이후 아무리 싸도 맛없는 집이나 유명하지 않은 곳엔 고객이 없고, 이른바 맛집에 사람이 몰리는 등 업계 자체가 트렌디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50대 이상 연령에서 자영업 비중이 늘거나 현 상황이 유지되기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이 괜찮은 임금 근로자로서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