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시 농산물 수출도 타격 우려…"무역수지 악화 전망"
농경연 "트럼프 당선 시 무역수지 적극 개선 예상…관세 인상"
수입선 변경 요구 전망…유럽·동남아 등 농식품 수출 시장 다변화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면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우리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수출이 둔화되면서 대(對)미 농산물 무역수지가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4 미국 대선, 농업·통상정책 시사점'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간 대미 수출에 무역흑자를 기록해 온 국가들에 대해 무역수지 개선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분야에서는 미국 내로 수입되는 농산물 수입을 억제하는 측면에서 관세를 인상하고, 자국 농산물 수출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수출국 관세 혹은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거나 기존 수입선을 변경할 수 있다고 봤다.
관세가 인상되면 미국산 농산물과의 가격경쟁이 불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미 수출 농식품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의 약화는 농식품 수출 둔화로 이어지고, 수출물량 감소는 국내 농식품 수급과 가격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 미국은 지난해 발생한 농식품 수출 통관 문제의 30%(469건 중 140건)가 발생했는데, 통관 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 주도로 마련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폐지 가능성도 나온다. 농업통상 과정에서 환경·노동 등의 가치를 제외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농경연은 한-미 FTA 개정 혹은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FTA를 통해 대부분 농산물 관세를 철폐했기 때문에 쇠고기나 과일류 등 검역문제 등과 같은 비관세장벽에 대한 요구와, 치즈 등 미국의 관심이 높은 품목에 대해 미국으로의 수입선 변경 요구 등의 가능성이 높다고 농경연은 분석했다.
농경연은 미국이 IPEF를 탈퇴할 경우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CPTPP로 명칭을 변경하고 협상을 주도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우리나라가 IPEF 출범국으로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부문에서의 무역원활화를 통해 농식품 수출 활성화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농경연은 농식품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및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출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경연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미국 등 무역 상대국 간의 이해관계가 성립되는 협상의 지렛대 품목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통상 요건 변경 요구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을 위한 세심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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