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등급제' 표시 개선 추진…'알쏭달쏭' 소비자 혼선 없앤다

전문가·업계 의견 수렴 통해 재활용 등급제 홍보 및 명칭 변경안 검토

6(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에 사는 주부 A씨는 최근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놓인 안내문을 통해 재활용에도 등급이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 주부 B씨는 "멸균우유팩에는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는데 종량제로 버리면 되는 건지 헷갈린다"고 되물었다.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환경부가 이처럼 재활용에 대한 소비자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활용 용이성 등급' 명칭 개선에 나선다. 소비자가 사용한 제품이 재활용 가능자원이라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명칭 변경 등을 검토해 혼선을 줄일 방침이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소비자가 재활용 가능자원에 대한 인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어렵거나 헷갈리는 등급명칭 변경을 검토해 혼선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2019년 12월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활용등급제를 도입했다. 재활용이 잘 되는 제품인지 아닌지 평가하는 제도로, 포장재의 재활용 난이도를 평가해 '어려움' 등급은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등급은 재활용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으로 나뉜다.

재활용 등급제가 도입된 지 5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낯설다는 반응들이 많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실시한 '화장품 용기 관련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재활용 등급제도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23.7%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분리배출 표시제도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84.9%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도 재활용 등급표기에 대한 소비자 혼선이 지적됐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장재 재질이 재활용 용이성이 낮다는 것을 이렇게 어렵게 헷갈리게 표기를 할 이유가 있을까. 이것은 좀 잘못된 거 같다"면서 "자원의 효율적 이용, 폐기물 발생과 억제, 폐기물 순환 이용 촉진은 환경부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완섭 환경장관은 "집집마다 (재활용을) 다 하는 게 어려우면 일단 그걸 다 배출하는 곳에서부터라도 먼저 (분리배출을) 시작하도록 해보겠다"면서 재활용 분리배출에 대한 제도 개선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재활용 어려움 등급명칭 개선을 위해 △재활용등급 낮음 △재활용 미흡 △재활용 용이성 낮음 등 3안을 국회에 개선안 예시로 제시했다. 환경부는 향후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혼선을 줄여나갈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특히 '재활용 어려움' 등급 포장재는 겉면에 반드시 등급을 표기해야 하는 만큼, 개선안을 통해 표기가 변경될 경우에는 업계의 이해를 비롯한 의견 수렴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문가와 업계의 의견 수렴 등을 통해 개선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표기를 바꾸게 될 경우에는 포장지를 전부 바꿔야 하는 문제 등도 있기 때문에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