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원전 3·4호기' 착공…원전 경쟁력 끌어올리기 총력
반도체 공장 2~3개 돌릴 신한울 1·2호기도 준공…원전 르네상스 선도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탈원전 정책 폐기의 상징인 신한울 3·4호기가 30일 첫 삽을 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신규 원전이 착공한 만큼, 고사 직전에 몰린 원전 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켤지 주목된다. 정부는 원전산업에 대한 일관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특별법을 추진하는 등 원전 생태계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경북 울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신한울 3·4호기 착공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당초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2월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으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규원전 백지화, 원전의 단계적 감축 등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건설이 멈춘 바 있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정책으로 위축된 원전산업의 정상화를 위해 2022년 7월 새 정부 에너지 정책방향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결정했다.
이후 정부는 관계부처와 지자체와 집중적인 협의를 거쳐 11개월 만에 신속히 계획을 승인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그동안 중단됐던 건설 허가 심사를 놓고 집중적인 협의와 검토를 추진해 지난 9월 건설허가를 승인했다.
새울 3·4호기, 신한울 1·2호기, 새울 1·2호기 등 직전 3개 원전 건설사업의 평균 실시계획 승인 기간이 30개월인 것과 비교해보면, 19개월가량 일정을 단축한 셈이다. 신한울 3·4호기는 2032~2033년 경북 울진군 북면에 1400MW급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정부는 5년간 일감이 끊기면서 고사 직전에 몰린 우리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일감 공급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신한울 3·4호기 착공과 함께 이날 신한울 1·2호기도 종합 준공식을 가졌다. 신한울 1호기는 2022년 12월, 2호기는 2024년 4월에 상업운전을 개시함으로써 두 개의 원전이 한 쌍으로 지어지는 건설사업이 종합 완료됐다. 신한울 1·2호기는 국내에서 상업운전을 시작한 27, 28번째 원전이자 수출형인 차세대 한국형 원전(APR 1400)이 7번째로 적용된 사례다.
신한울 1·2 종합 준공은 첨단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에 대응할 안정적인 전력원 확보라는 의의를 가진다. 최신 반도체 생산공장 하나를 돌리는데 1~1.5GW 내외의 전력이 필요한 점을 볼 때 신한울 1·2호기가 생산하는 전력은 반도체 공장 2~3개를 돌릴 수 있는 규모다.
특히 반도체·AI 등 첨단산업의 전력원은 안정적인 공급이 가장 중요한 만큼, 기저전원으로서 상황과 관계없이 일정한 전력을 생산해 내는 원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정부의 신한울 1·2호기의 준공은 탄소중립 달성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전원인 원전의 특성상 신한울 1·2호기가 석탄 발전을 대체한다고 가정할 경우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을 1790만톤가량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27배 규모의 숲을 조성하거나 소나무 27억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배출 감소 효과다.
아울러 신한울 1·2호기의 가동은 에너지 연료의 94%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여건을 고려할 때 에너지 수입 감소와 무역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신한울 1·2호기가 LNG 발전을 대신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137만톤 이상의 LNG 수입이 줄어들어, 연간 약 1.5조 원의 순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한울 1·2호기 준공 및 3·4호기 착공은 최근 체코 신규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함께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이룬 성과로 평가된다"면서 "정부는 K-원전산업이 정상화를 넘어 세계 최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체계 확립 등 핵심 정책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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