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 확산에 고병원성 AI까지…가축 전염병 '비상'

강원 동해 산란계 농장서 AI H5N1형 확인…닭·달걀 가격 상승 우려
10월에만 럼피스킨 12건·올해 17건 발생…11월까지 확산세 계속

조류인플루엔자(AI) H5항원이 검출돼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News1 유경석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10월 들어 폭발적으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가축 전염병 럼피스킨에 이어 올해 동절기 첫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하며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럼피스킨은 불임, 원유량 감소 등 생산성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고병원성 AI는 농장에서 사육하는 가금류 전체를 살처분해야 하는 탓에 수급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9~30일 경기 안성 젖소농장에서 럼피스킨, 강원 동해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각각 발생했다.

고병원성 AI는 올해 동절기 첫 농장 확진 사례로 H5N1형으로 확인됐다. AI는 통상 유럽 등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가 유입되며 전파된다. 지난 2일 전북 군산 만경강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된 이후 야생조류에서만 총 3건 검출됐다.

전국에 AI 바이러스가 확산할 경우 닭고기와 달걀 가격 모두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전염병 확산으로 공급량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 사태 확산에 대비한 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 가격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2일 야생조류에서 확인된 H5N3형에 대한 전파력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21년 12월 한 달여 만에 전국 40개 농장에서 AI가 확진되며, 닭고기 7.8%, 달걀은 5%가량에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최근 전국 평균가가 한 판에 700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달걀 가격이 AI 확산으로 인해 치솟을 경우 장바구니 물가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농식품부는 내년 2월까지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하고 철새도래지, 가금농장 등에 대한 소독, 점검, 검사 등을 실시한다. 또 전국 소규모 가금농장 1328호에 대해서는 차단방역 수칙 준수 여부 등을 11월 15일까지 점검하고 10만 마리 이상 대규모 산란계 사육농장 205호와 산란계 밀집단지 10개소에 대해 검역본부 및 지자체 전담관을 지정해 특별관리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3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재난상황실에서 열린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추진상황 및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10.30/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규모 농가들은 방역시설 등이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지도 점검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럼피스킨은 이달 들어 12번째로, 올해 누적 17번째 확진 사례다.

럼피스킨은 모기 등 흡혈 곤충으로 전파되며 소의 전신에 감염되면 지름 2∼5㎝의 단단한 혹(피부 결절)이 나타난다. 유량 감소, 가죽 손상, 유산, 불임 등 심각한 생산성 저하를 유발하는 1종 가축전염병이다.

지난 4월부터 위험지역과 발생지역 등을 중심으로 백신을 접종한데다 모기 등이 매개가 되는 탓에 날씨가 서늘해지면 감염 사례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온이 떨어지는 10월에만 경북, 충북, 강원, 경기 등에서 12건이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임신말기 어미 소, 갓 태어난 송아지 등 일부 백신접종이 누락된 개체에서 럼피스킨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확산세는 11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산 사료 원료를 수입하는 사료제조업체와 가축시장에 대한 매개곤충 방제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곧 철새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고병원성 AI의 위험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금·소농가는 방역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의심 증상이 확인되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