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족 울리는 캠핑장 '사진발'…캠핏·야놀자 등 플랫폼이 직접 관리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앞으로 캠핑장이 예약 플랫폼 사진과 너무 달라 소비자 불편을 겪을 경우, 고의·과실이 인정되면 숙박업소뿐만 아니라 플랫폼도 함께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개 주요 캠핑장 예약 플랫폼과 자연휴양림 예약 플랫폼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플랫폼의 중개 책임 및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는 조항, 취소·환불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 등 총 11개 유형의 121개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심사 대상 플랫폼은 땡큐캠핑·캠핏·캠핑톡 등 캠핑장 전문 플랫폼, 야놀자·여기어때 등 숙박 종합 플랫폼,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의 '숲나들e' 등이다.

최근 캠핑 열기와 플랫폼 증가에 따라 플랫폼을 통한 캠핑장 예약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캠핑장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76.0%가 플랫폼을 통해 캠핑장을 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캠핑장 예약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플랫폼도 생겼다.

이에 따라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캠핑장 사진, 자료 등의 중요성이 크지만, 소비자의 상당수가 플랫폼상의 정보와 실제 모습이 달라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 실태조사에서 플랫폼에 게재된 캠핑장 사진과 실제 모습이 다르거나, 플랫폼에 표시된 위약금과 실제 적용되는 위약금이 다르다고 하는 등 응답자의 74.0%가 부정확한 정보로 불편을 겪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플랫폼은 약관상 정보의 정확성 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캠핑장 플랫폼 약관에는 △플랫폼에 게재된 정보의 정확성·신뢰도에 대해 사업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 △서비스 이용 도중 발생한 손해에 대해 사업자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조항 △분쟁 발생 시 책임지지 않는 조항 등 플랫폼의 중개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이 다수 포함됐다.

공정위는 플랫폼이 통신판매중개자라는 이유로 귀책유무와 책임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고 있어 부당하다고 판단해 시정을 권고했다.

이에 5개 캠핑장 플랫폼은 자신의 고의나 과실이 있는 경우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약관을 시정했다. 또한 플랫폼상의 캠핑장 사진·정보 등이 최근의 실제 모습을 담고, 위약금 분쟁 해결에 필요한 관련 규정의 현행화 등 최신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입점업체로 하여금 사진·위약금 규정 등을 점검할 것을 정기적으로 안내하는 등 입점업체에 대한 플랫폼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약관조항도 신설했다.

신용호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브리핑에서 "시정 과정에서 들여다보니까 플랫폼이 직접 사진을 찍는 경우도 상당히 있으며, 플랫폼이 나름의 마케팅 기법으로 '사진 맛집', '뷰 맛집', '넓은 사이트 간격' 등으로 카테고리를 구분해 캠핑장을 구성하기도 한다"며 "소비자들은 사진을 통해서 그 정보를 인지하고 선택하게 되는데, 플랫폼이 상당히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고 있다"고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손해 발생 시 플랫폼이 고의·과실 범위 내에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불만·분쟁 발생 시 플랫폼이 중재 역할을 하거나 그 해결을 위해 신속히 조치를 실시하는 등 플랫폼이 마땅히 해야 할 역할도 약관에 명확히 규정했다.

분실·훼손 등에 대해 사업자의 귀책 유무나 책임의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책임을 일률적으로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플랫폼의 약관도 사업자의 책임이 있는 경우 책임을 부담하도록 시정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취소·환불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환불수단을 불리하게 규정한 조항 △고객이 게시한 저작물을 사업자가 임의로 삭제 등 조치하는 경우 사유를 명확히하는 조항 △주차 불가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고객의 사정과 무관하게 취소 환불이 가능하게 하는 조항 등을 신설하도록 했다.

신 과장은 "주요 캠핑장·자연휴양림 플랫폼 약관의 사업자 면책조항을 대대적으로 시정함으로써 플랫폼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사진이나 위약금 등은 핵심적인 정보인 만큼, 보다 정확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플랫폼의 적극적인 역할 수행과 책임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이용 소비자의 권익이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대한캠핑장협회, 자연휴양림협회 대상 교육을 실시해 시정 사례를 알리고 개별 캠핑장·자연휴양림 약관의 개정도 독려할 계획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