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걸린 수출, 성장률 최대 리스크 부상…내수도 '글쎄'[GDP 쇼크]②

1분기 GDP 서프라이즈 주인공 '수출', 3분기 성장률 0.8%p 끌어내려
美 대선에 中 경기둔화 감안하면 수출은 앞으로도 오리무중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손승환 기자 = 우리나라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과 달리 간신히 역성장을 면하는 데 그친 것은 무엇보다 수출이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수출은 1분기 'GDP 서프라이즈'를 이끌 정도로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지만,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대선 여파에 따라 당분간 최대 리스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한은의 분기별 전망치(0.5%)를 0.4%포인트(p) 밑도는 수준이다.

가장 큰 원인은 올해 1분기만 해도 'GDP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던 수출 지표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3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줄어 전기 대비 0.4% 감소했다.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22년 4분기(-2.5%) 이후 7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기여도로 보면 수출은 3분기 성장률을 0.8%p 끌어내렸다.

정부는 이같은 수출 부진이 일시적 요인에 따라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GM과 현대모비스 파업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인해 (수출이) 꺾이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성장률 둔화 여파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앞으로도 수출이 성장률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장률을 이끌던 수출이 최대 리스크로 급부상한 셈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중국 경기가 너무 좋지 않은데, 이는 우리 수출을 둔화시킬 수 있어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는 수출 부진이 일시적이며, 자동차 파업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어 앞으로도 부진할 수 있다"며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통상 압박이 강해지면 올해 성장률이 2.2%보다 둔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3분기 GDP 역성장을 면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성장에 0.9%p 기여한 내수인데, 그나마도 스마트폰 출시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한 만큼 양호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한은이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 주택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향후 금리를 빠른 속도로 낮추기도 어렵다. 또 가계대출 증가세 완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가 단기간 내 민간소비 확대로 이어지기는 더욱 힘들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최근 환율이 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재발 방지를 위해 한은의 금리 인하도 쉽지 않다"며 "정부는 재정을 쓰려 하지 않기 때문에 내수를 부양시킬 정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