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0.1% 성장…석 달 만에 고꾸라진 정부 전망[GDP 쇼크]①
정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0.4%p↑
연간 2.6% 성장 어려울 듯…"정부의 경기 판단 안이해"
- 손승환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에 그치면서 정부 전망치인 연간 2.6% 달성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해졌다.
정부가 1분기 '깜짝 성장' 등을 근거로 불과 석 달 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상향한 만큼 경제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분기 실질 GDP(속보치)는 전기 대비 0.1% 증가했다.
이는 지난 2분기(-0.2%) 역성장 이후 1개 분기 만의 플러스 전환이지만, 한은의 당초 전망(0.5%)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3분기 성장률이 기대치를 밑돈 건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3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줄어 전기 대비 0.4% 감소했다. 수출이 감소한 건 2022년 4분기(-2.5%)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두 개 분기 연속 감소한 건설투자도 정부의 '장밋빛' 전망을 퇴색시킨 요인이다.
3분기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2.8% 줄며 지난 2분기(-1.7%)에 이어서 또 한 번 감소했다. 공사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든 여파란 게 정부의 설명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고, 정부는 자동차 업계 파업 등 일시적 요인으로 수출이 줄었다고 하지만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어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천소라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라며 "하반기에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 보고 전망을 한 것 같은데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서 내수가 생각만큼 살아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분기 1.3% 깜짝 성장을 '교과서적인 성장 경로로의 복귀'라고 자평한 정부는 지나친 경제 낙관론을 펼쳤단 지적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정부는 1분기 호실적이 공개되자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6%로 0.4%포인트(p)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상반기 우리 경제는 1분기 성장률이 반등하고 수출이 9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져 왔다"며 "하반기에도 물가 둔화 흐름과 수출 호조가 이어지며 연초 예상보다 높은 연간 2.6% 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에는 섣불리 예상을 못 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2.6% 성장은 여전히 유효하단 인식을 내놨지만, 3분기 발표에선 전망치 달성 가능성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입장을 유보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2.6% 성장 달성 가능성에 대해 "전반적인 경제 여건을 면밀히 짚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분기별 평균 성장률이 0.4%에서 0.6%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1분기 지표가 이례적인 데이터라는 생각을 해야 했다"며 "정부가 경기 판단을 안이하게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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