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체코원전 금융지원 논의한 바 없어…조건 맞으면 가능"
[국감현장] "국내 수출신용기관들 조건에 맞아야 가능"
美 웨스팅, 佛 EDF 리스크엔 "일방적 주장들…위반 없어"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금융지원' 여부에 대해 "5호기와 관련해선 논의한 바가 없고, 6호기에 대해선 체코에서 의향이 있을 경우 우리 수출신용기관들이 조건에 맞는다면 할 수도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부 종합감사에 출석한 안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정 의원은 안 장관의 이런 답변에 '5, 6호기 전부에 대한 금융지원이 없다는 것'이냐고 거듭 확인했고, 안 장관은 "5호기에 대한 금융지원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안 장관이 6호기의 '금융지원' 여부에 대한 답변은 에둘러 회피하자, 국민의힘 이철규 산자위 위원장은 직접 나서 애매모호한 입장이 불필요한 의혹을 키우고 있다며 확실한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안 장관은 "(대형해외사업 유치에는)정당한 수출 신용지원을 하는 것인데, 일부에서 부당한 금융 특혜를 주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몇 차례나 명확하게 재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조건이 맞는 경우에 한해 (금융지원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드렸다"고 해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5, 6호기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종계약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체코정부에서 5호기에 대한 사업비 전액 부담 방침은 밝힌 상태지만, 나머지 6호기에 대한 자금조달 방법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 속 우리나라에서는 사업 수주를 위해 체코정부에 금융지원을 약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체코 신규 원전 수주 최전선에 있는 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나 프랑스전력공사(EDF)와 분쟁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수주 결과에 리스크를 우려하는 지적도 있었다.
한수원은 미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원천 기술'문제로 지식재산권 소송을 벌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 등 팀코리아가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체코정부에 '항의' 진정을 낸 상태다.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EDF도 한수원의 'EU 보조금 규정 위반'을 주장, 체코전력공사의 결정이 불공정했다며 EU 집행위원회에 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원전 건설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이 애초 발표했던 건설비를 초과하면 모자란 금액을 한국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약이 이뤄졌고, 이는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게 EDF 주장이다.
이에 더해 민주당 송재봉 의원은 "얼마 전 체코의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야당의 부총재가 '체코전력공사의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한수원과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 본 계약 체결이 무산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EU 역외보조금 규정은 2023년 7월 12일 자로 발효돼 그전에 게시가 된 조달 절차에는 적용이 안 된다"며 "지금 진행 중인 체코 원전은 훨씬 전에 게시된 것으로 (보조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는 한수원이나 한전(한국전력)에 부당한 보증을 지급한 것도 없고 금융지원도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규정에 맞춰서 하고 있어 위반될 부분은 없다"며 "체코전력공사의 자금조달 능력 부족에 따른 본계약 무산도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안 장관은 윤석열 정부 '산업정책'이 과거 심각한 경제 불황을 겪었던 일본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지적한 야당 의원의 지적에는 "어려운 시기 우리나라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고, 우리 전 산업 부분도 상당히 고르게 주요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수출 10대 강국 중에서도 지금 최대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2위와 비교해도 우리의 수출 성장률은 2배가량 높다"면서 "우리 산업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있고, 경쟁력을 계속 키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uni121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