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 성장률 0.1% 그쳐…연간 2.4% 전망치 또 깎이나(종합)

수출 전기비 0.4% 감소, 기대 밑…성장 0.8%p 끌어내려
당초 3분기 전망치 5분의1 수준…연간 전망 불확실성↑

항구에 모인 컨테이너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 3분기 우리 경제가 0.1% 성장하면서 당초 기대한 성적의 5분의 1토막에 그쳤다. 그동안 경기를 이끌어온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분기(-0.2%) 역성장 이후 1개 분기 만에 다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한은이 8월 발표한 분기별 전망치 0.5%보다는 0.4%포인트(p) 하회했다. 내수는 예상대로 회복 흐름을 보였으나 수출이 기대보다 둔화했기 때문이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한국 GM 파업, 전기차 수요 일시 정체 등으로 자동차, 이차전지 수출이 부진했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IT 수출 증가율도 2분기 대비 낮아져 성장률이 예상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당초 1분기 1.3%, 2분기 -0.2% 이후 3분기 0.5%, 4분기 0.6%로 예상됐던 연내 성장 흐름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3분기 성장률을 자세히 보면, 내수가 성장에 0.9%p 기여했지만 순수출(수출-수입)은 오히려 성장을 -0.8%p 끌어내렸다.

구체적으로 수출이 자동차, 화학제품 위주로 전기 대비 -0.4% 감소하면서 2022년 4분기(-3.7%)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수입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1.5% 늘어났다. 올해 2분기(1.6%)보다 소폭 낮고, 1분기(-0.4%)보다는 높은 성장세로 나타났다.

반면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5% 증가해 기대보다 양호했다.

승용차와 통신기기 등 재화는 물론 의료, 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확대되면서 앞서 '서프라이즈'로 평가된 올해 1분기(0.7%) 민간소비 성적을 약간 밑돌았다.

이로써 민간소비는 3분기 성장에 0.2%p 기여했다.

신 국장은 "소비자심리지수 개선 추이 등을 봤을 때 민간소비는 4분기에도 완만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제공)

3분기 성장은 특히 '설비투자'가 큰 폭의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와 운송장비(항공기 등)가 모두 늘어 6.9% 급증했다.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0.6%p로 계산됐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8% 감소했다. 성장기여도 -0.4%p를 나타냈다.

정부소비는 0.6% 늘면서 전체 성장을 0.1%p 밀어 올렸다.

3분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한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2.4%는 다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생겼다.

한은 관계자는 "2024년, 2025년 연간 성장률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앞으로 내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와 IT 사이클, 글로벌 교역조건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자세한 내용을 11월 28일 경제 전망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미 8월 경제 전망 당시에도 성장률 전망을 2.5%에서 0.1%p 하향 조정한 바 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