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제로섬으로…동맹간 파괴적 반도체 경쟁 막아야"

KDI·美 브루킹스연구소 공동 보고서 발간

조동철 KDI 원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개최한 'KDI-브루킹스연구소 공동연구 보고서' 발간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KDI 제공) ⓒ News1 김유승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미·중 전략 경쟁과 디지털화로 세계가 높은 불확실성과 분쟁에 처한 가운데, 반도체 등 전략적 부문에서 동맹국 간 산업 정책 조율을 통해 파괴적 경쟁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가 공동 발간한 '새로운 글로벌 다이나믹스: 전환하는 세계에서 경제 변화 관리' 제하의 연구보고서에는 UC 버클리 소속 로라 타이슨 교수, 존 자이스만 교수, 브라이언 저지 박사의 이런 주장이 담겼다.

이들은 "세계화가 긍정합(positive-sum)에서 제로섬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여전히 상호 연결돼 있지만, 디지털화와 서비스 중심의 경제로 재구조화되는 가운데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지정학적 경계를 따라 연계성이 강화되는 방식으로 재구조화되고 있어, 더 높은 불확실성, 불안정 및 분쟁에 노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통해 새로운 글로벌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반도체와 같은 전략적 부문에서 동맹국 간 산업 정책 조율을 통해 파괴적 경쟁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정학과 국제 권력 구조의 변화, 혁신 기술의 발전, 기후변화가 세계화, 산업과 시장, 국제무역 및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하고 국가와 글로벌 관점에서의 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계화의 미래, 산업과 시장, 국제무역, 금융시스템 등 네 개 파트로 나눠 각각의 경제 변화를 살펴보고 관련된 정책 제안을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케임브리지대 소속 다이앤 코일 교수는 디지털 기술이 글로벌 시장을 변화시키는 양상에 대해 분석하고 주요 문제를 진단했다.

이시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기술 변화와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를 분석하며, 국제 협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했다.

함준호 연세대 교수와 최우진 고려대 교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검토하고,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개선 영역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 발간 기념행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개최됐다. 발간된 보고서는 브루킹스 홈페이지에서 11월 1일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조동철 KDI 원장은 "규칙에 기반한 다자간 질서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공동연구 보고서가 정책 입안자, 학자, 글로벌 커뮤니티가 협력해 새로운 글로벌 다이나믹스를 관리하고, 보다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경제를 만드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