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SKY대 지역별 할당 불가능? 전혀 동의 못해"

(서울=뉴스1) 김혜지 김유승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의 입학 정원을 지역별 인구에 비례하도록 할당하자는 한은 측 제안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해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에 유독 서울 지역 학생이 많이 입학하는 현상을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전 세계 어느 대학도 한 지역에 있는 학생만 그렇게 많이 뽑지 않는다"면서 "우리 대학이 한 지역에 있는 사람 말고, 여러 지역에 있는 사람을 꼭 뽑는다는 생각만 가지면 제도를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상위권 대학 입학 정원의 지역 할당을 "사실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대 답장을 보면 선호에 따라 모든 모집 단위에서 (정원을) 할당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 얘기는 학과별로 뽑으면 지역 별로 못 뽑는다는 것"이라면서 "그렇대도 지금 서울대에 들어오는 학생 비율이 서울 지역에서는 32%인데 전체 고등학생 중에선 16%에 불과하다"고 주목했다.

이 총재는 "모집 단위도 트는 것이 좋다"며 "고등학교 3학년이 어떻게 자기 전공을 선택하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교수들이 학생을 확보하기 위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학과별 모집)도 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려대에서는 시기상조이고 지방 학교 추천 전형을 한다고 하는데, 지금 이 전형은 20%밖에 안 뽑는다"며 "그런데 지방 학생 비율은 80%에 달해, 이에 비하면 조금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총재는 "정부에서 나설 것이 아니라 대학교수들이 전 세계 대학도 지방 학생을 골고루 뽑는데 왜 우리만 꼭 성적순으로 뽑아야 하는지 인식만 바꾸면 할 수 있다"며 "(지역별 입학 할당이 어렵다는 대학 측 입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