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년간 국내 원전 27기 중 14기 '고장'으로 한때 가동 중단
한수원, 매년 1조원 넘는 수선유지비 투입에도 효과 없어
민주 허종식 "재발 방지 위한 대책…안전관리 강화해야"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2020년부터 2024년 8월 1일까지 최근 5년간 국내 가동 원전 27기 중 14기가 원전 고장 등에 따른 불시정지 사유로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고리 3호기 등 6기에선 두 차례 가동정지가 있었다.
불시정지는 발전소 측 고장으로 발생한 계획되지 않은 정지를 말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해마다 수선유지비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원전 고장으로 인한 정지 사례는 되풀이되고 있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수원이 운용 중인 원전 27기 중 14기가 원전 고장 등의 사유로 가동을 중단했다.
이 중 고리 3호기, 새울 2호기, 한빛 2호기, 신월성 2호기, 한울 6호기, 신한울 1호기 등 6기는 두 차례 이상 가동을 정지한 전력이 있다.
가장 긴 정지 일수를 기록한 원전은 새울 2호기로 53.5일, 월성 3호기 42.9일, 신월성 2호기 33.6일 순이었다.
'불시정지'가 아닌 발전소 외부(자연현상 등)의 사유로 발생한 정지 사례(파급정지)를 더하면 정지 건수는 32건에 달했다.
한수원은 원전 고장 예방을 위해 매년 1조 원이 넘는 수선유지비를 지불하고 있지만, 원전 고장으로 인한 정지 사례는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5년간 원전 수선유지비는 2020년 1조 3252억 원, 2021년 1조 2039억 원, 2022년 1조 2809억 원, 2023년 1조 1338억원, 2024년(8월) 1조 1735억 원이 쓰였다.
본부별로는 한울원전이 1조 561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빛원전이 1조 4923억 원, 월성원전 1조 2524억 원, 고리원전 1조 2188억 원, 새울원전 5917억 원 순이었다.
한수원은 '불시정지'의 주된 원인을 공급사와의 정보공유 미흡, 시공 미흡, 설비열화 등의 문제로 진단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급사 결함 및 설계변경 고지 의무를 신설하고, 성능 시험절차 강화로 시공적합성을 확인하는 등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허종식 의원은 "원전 정비를 위한 정지가 아닌 불시정지, 파급정지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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