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나가는 뉴진스 하니…연예인 '근로자성' 인정이 관건

15일 환노위 국감 출석…고용부, '직장내 괴롭힘' 진정 조사 착수
현역 아이돌 '국감 증인' 첫 사례…연예인 근로기준 마련 계기될까

뉴진스의 하니가 음악방송 '뮤직뱅크'(뮤뱅)를 위해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하니 팜)가 오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소속사 전 대표인 민희진과 하이브의 분쟁 속에서 뉴진스가 따돌림을 당하는 등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면서다.

일명 '뉴진스 왕따 사건'은 고용노동부에도 수차례 진정이 접수되면서 서울서부지청이 진상 조사에 나선 상태로, 관건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회·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하니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및 고용부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지난달 30일 환노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하니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앞서 최근 고용부는 '뉴진스 왕따 사건' 관련 진정 100여건이 서울서부지청으로 접수됐다고 밝힌 바 있다. 뉴진스 왕따 사건은 지난달 하니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 왜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하니의 이같은 주장에 뉴진스 팬들은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근로기준법의 '전속수사권'을 가진 고용부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진정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져볼 계획이다. 근로기준법 상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보고 있다.

환노위 국감에서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하니에게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괴롭힘이 있었는지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같은 날 민희진 전 대표의 후임으로 어도어 대표를 겸하고 있는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CHRO)도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해당 문제에 대한 대응 부실 등이 언급될 전망이다.

하니는 뉴진스 팬 소통 플랫폼 포닝에 지난 10일 "국회에 나가기로 결정했다. 국정감사에 혼자 나갈 것"이라며 "나와 멤버들, '버니즈'(뉴진스 팬덤)를 위해서 나가기로 정했다. 많이 생각해봤지만 나가는 게 게 맞다. 뉴진스와 버니즈를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부의 진정조사를 비롯해 환노위 국감까지 '직장 내 괴롭힘' 성립을 위해서는 뉴진스 멤버들의 '근로자성'이 관건이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법적 효력 발휘를 위해서는 멤버 개개인을 근로자로 볼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된다.

통상적으로 가수나 배우와 같은 프리랜서 예술인들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로 분류해 왔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에는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근로자로 보지는 않아 왔다. 법원에서도 노조법상 연기자를 근로자로 인정한 판례는 있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고용부가 특고 종사자를 근로자로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진정을 각하시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새롭게 화두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피해자의 권익 침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2009년 동방신기의 소속사 부당 계약 논란, 2022년 오메가엑스의 폭언·폭행 논란 등 일부 유명 연예인들의 사례는 공론화됐지만, 연습생과 아직 무명 연예인들이 겪는 부당한 대우는 여전히 수면 아래에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연예인에게 소속사는 곧 일터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근로자성 여부와 관계없이 일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판단하는 것이 합당하다"면서 "특히 이번 진정이 연예인 괴롭힘 첫 진정 사례인 만큼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만약 소속사인 하이브가 뉴진스 멤버들을 고의로 따돌려 근로기준법상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날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