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5년간 급식비 '400원' 찔끔 증액…폴리텍대 '부실 급식' 논란

국립대 평균단가보다 낮은 급식비…재정당국, 기술인재 복지 외면
박홍배 의원 "교육생 부실 지원, 산업인력 발전에도 후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산업현장의 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폴리텍대학'의 급식비 단가(2400원)가 15년간 단 400원 증액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실 급식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청년층의 아침밥 지원을 강조한 상황에서 정작 국책대학이 정부 기조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폴리텍대 등에 따르면 현재 폴리텍대는 2022년 개정한 내부 규정에 따라 1식(한 끼)당 2400원의 급식비를 책정하고 있다. 2009년 급식비가 2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5년 동안 400원 증액에 그친 것이다.

비슷한 시기 외식비 가격(한국소비자원)과 비교하면 2010년 3905원이던 자장면 가격은 2022년 5769원으로 48%가 뛰었고, 현재 8월 기준 서울지역 자장면 가격은 평균 7308원까지 올랐다.

폴리텍대의 한 끼당 2400원 급식비에는 가스와 소모품 등 관리비 11~12%가 포함돼, 실질적인 급식 단가는 2100원 수준이다. 서울지역 김밥 평균가격이(8월 기준) 3485원인 것과 비교하면 김밥 한 줄도 만들기 어려운 돈이다. 물가 상승으로 식재료 원가 역시 크게 오른 것을 고려하면, 낮은 급식비로 인해 급식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폴리텍대 일부 캠퍼스에서는 급식 필수 반찬인 김치를 구매할 여력이 안 돼 직접 김장하는 등 대체 식품을 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캠퍼스에서는 교직원과 외부인에게 받는 식권 수익으로 급식 단가로 맞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텍대의 급식 단가는 일반 국립대학 수준보다도 낮다. 국립대학 생활관 급식비 평균 단가는 1식 기준 3506원으로, 폴리텍대와 1000원 넘게 차이가 난다. 서울 공립고의 급식비 단가(4618~5398원)와는 차이가 더 크다.

폴리텍대는 그동안 고용부와 기획재정부에 지속적으로 예산 증액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당국이 재정건전성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명목하에 예비 기술인력에 대한 복지 지원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 의원은 "한국폴리텍대학은 국가에서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급식비, 시설 노후 등 교육생에 대한 부실 지원은 정부 노동정책에 반할 뿐 아니라 나아가 산업인력 발전에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며 "향후 국정감사와 예산 심의를 통해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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