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 때 '의무 휴식' 없이 바로 퇴근…임신·육아기 유연근무 제도화

제4차 인구비상대책회의…육아휴직 사각지대 해소 논의
가족친화 中企에 정책자금 우대 등 인센티브 강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 아산홀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주형환 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6.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정부가 임신·육아기 근로자의 재택근무·시차출퇴근제를 허용하는 유연근무 제도화를 추진한다.

가족친화와 일·생활균형 우수 중소기업에는 정기 세무조사를 유예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 예정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5일 제4차 인구비상대책회의 겸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 성과공유회를 개최하고 이처럼 밝혔다.

성과공유회는 윤석열 대통령과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 내 일·가정 양립 우수사례 소개, 상생협력 및 사회공헌 우수사례 소개 등 2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LG전자·신한금융그룹·포스코·한화제약·마녀공장 등이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정부는 이날 행사에서 기업과 근로자들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에 대해 듣고 토론을 진행한 후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정부는 임신·육아기 근로자에 대해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등의 유연근무의 제도화를 추진한다. 구체적 방안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일·생활 균형위원회 논의를 거쳐 마련할 계획이다.

또 기업들이 가족친화 경영과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도록 관련 인센티브를 강화하기로 했다.

가족친화인증(여성가족부) 또는 일·생활균형 우수기업(고용노동부 등)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를 유예하고,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지자체들과 협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충북 등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지원 중인 중소기업 대상 정책자금과 수출신용보증 한도 확대, 보증료 감면 등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각종 정부지원 사업 참여시 우대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단측 근무, 반차 등으로 4시간만 근무할 경우 근로자가 원하면 휴게시간 없이 바로 퇴근이 가능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4시간 근무시 의무적으로 30분의 휴게시간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어, 반차 등을 썼을 경우에도 30분을 기다렸다 퇴근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는 것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특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육아휴직 등에 따른 대체인력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협회,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진흥협회 등 직종별 협·단체와 함께 구직수요를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체인력 풀을 구성하고, 직종별 온라인 채용관 신설·확충 등을 통해 기업에 대한 채용 지원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자영업자, 플랫폼종사자, 특수고용·예술인 등에 대한 육아휴직 사각지대 해소와 관련해서는 지원대상 범위, 지원방식, 재원조달 방안 등에 대해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또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논의를 통해 연말까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국·공립 직장어린이집의 지역사회 개방도 확대한다. 정부청사에서 운영 중인 18개 직장어린이집은 10월 중 개방하고, 다른 국가기관(328개), 지자체(148개), 공공기관(138개) 직장어린이집도 개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또한 정부는 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내 '일·가정 양립 위원회'(가칭)를 설치하여 우수사례 공유·확산과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한 정책과제 발굴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저출생 관련 사회인식 변화를 위해 가족의 가치와 육아의 즐거움을 담은 방송콘텐츠 제작·홍보 확대, 어린이 맞춤형 문화콘텐츠 및 전용 문화시설 등의 확충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형환 부위원장은 "일하는 방식을 인구감소시대에 맞게 제도, 관행은 물론 문화까지 바꾸는 노력을 저출생 극복 추진본부 주도하에 경제계, 금융계와 함께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