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자동조정장치 도입시 연금액 20% 축소?…사실 아냐"
복지부 "연금인상액에만 조정…신규 수급자에는 적용 안돼"
"17~20% 삭감은 일본식 장치 최대적용 경우…개혁안과 달라"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연금개혁안에서 제시한 '자동조정장치'가 도입될 경우 급여액이 20% 삭감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성혜영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연금개혁 관련 브리핑'에서 이처럼 밝혔다.
성 연구위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도입한 자동조정 대상은 급여, 기여율, 연금수급 연령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에 따라 △기금형 확정기여 방식(FDC) △명목확정기여 방식(NDC) △기대수명과 수급개시 연령 연계 방식 △급여에 인구통계·총임금·GDP 연계하는 방식 △균형장치 등으로 분류된다.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담긴 자동조정장치는 네 번째 방식과 비슷한 장치로 기대수명 계수나 연금 가입자 변동에 따라 급여를 조정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올해 물가 상승률을 2%로 가정할 경우, 국민연금 100만 원 수급자는 다음 해 102만 원을 받게 된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가입자는 감소하고, 기대여명은 늘어날 경우 증가분이 2만 원보다 줄어드는 방식이다. 만일 이러한 영향을 1.5%포인트(p)라고 가정하면 2%에서 이를 빼 5000원만 더 받게 되는 셈이다.
일본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임금상승률과 물가상승률에서 3년 평균 가입자 감소율과 평균수명 증가율을 차감하는 '거시경제 슬라이드'라는 자동조정장치를 2004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일본의 경우 신규 수급자, 기존 수급자 모두 이같은 안을 적용하는 반면, 정부안의 경우 기존 수급자에 대해서만 이를 적용한다. 신규 수급자는 명목소득대체율을 그대로 적용한다. 보험료율만 인상할 경우 가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므로, 기존 수급자도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책임을 함께 분담해 형평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진영주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관은 "여러 가지 방식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수급연령을 연동하기에는 고령자 고용 여건도 부족한 부분이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너무 제도가 급격하게 보험료율이 변한다거나, 확정기여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수용성 부분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연금 인상액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검토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자동조정장치 도입시기에 따른 재정 전망 시나리오'를 보면 자동조정장치가 2036년 도입될 경우 기금소진 시점은 2088년으로 현행 대비 32년 늘어난다. 이번 개혁안의 모수개혁과 기금수익률 제고만 이뤄지는 경우보다는 16년이 추가로 늘어난다.
2049년 도입될 경우에는 2079년, 2054년 도입될 경우에는 2077년으로 각각 기금소진 시점이 연장된다.
지난해 성 연구위원은 일본식 자동 조정 장치 도입 시(평균 물가상승률 2%, 피보험자 감소율 1.2%, 기대수명 증가율 0.4%) 평균 소득자의 총연금 수령액이 17% 감소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시민단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은 동일한 가정하에 추정한 결과 현재 44세인 1980년과 32세인 1992년생의 총연금액이 약 20% 삭감된다고 주장했다.
성 연구위원은 "(일본식 자동조정장치를)적용하지 않았을 경우에 받는 총연금액과 적용했을 때 받게 되는 총연금액을 산출했는데, 이는 내가 받게 되는 연금에도 일본형 거시경제 슬라이드를 다 적용한 것"이라며 "25년 동안 수급을 할 때, 25년 동안 계속해서 슬라이드를 적용받게 됐을 때, 최대로 적용을 받게 됐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비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동하는 시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시나리오상의 시점에 작동하게 되면 해당 보고서와는 수치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어떤 시점에서 작동시키고, 어떤 시점에 종결할 건가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 연구위원은 "과거에 연금개혁을 통해서 보험료율을 상승시켰어야 하는 시점들을 놓치게 되면서 기성세대가 부담해야 될 보험료가 누적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국민연금제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혜택을 많이 받았던 앞선 세대의 양보가 조금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봐야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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