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코프로, 총수 2세에 RSU 지급…사익편취 규제대상 4.3%↑

공정위,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발표
SK·HD현대·카카오, 총수일가 지분율 1% 미만

총수 있는 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 변화 추이(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4.9.1/뉴스1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올해 국내 대기업 중 한화, 에코프로 등 7개 기업집단이 동일인(총수)의 2세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도 지난해보다 4.3% 증가했다.

◇총수 있는 대기업 내부지분율, 61.1%…총수일가는 10.4% 보유

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14일 기준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88개)의 내부지분율은 61.4%로 전년(82개 집단, 61.7%)보다 0.3%포인트(p) 감소했다.

동일인 지분율은 7.3%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고, 계열회사 지분율은 50.1%로 전년(50.3%)보다 0.2%p 줄었다.

총수 있는 집단(78개)의 내부지분율은 61.1%로 전년대비 0.1%p 줄었다. 총수일가(동일인 및 친족) 지분율은 3.5%로 전년보다 0.2%p 감소한 반면, 계열회사 지분율은 54.9%로 전년보다 0.2%p 증가했다.

총수 있는 집단의 전체 내부지분율은 61.1%를 기록해 전년(61.2%) 대비 0.1%p 줄었다.

총수 없는 집단(10개)의 내부지분율은 62.4%로 전년(64.3%)보다 1.9%p 했다. 다만 총수 있는 집단보다는 내부지분율이 높은 편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거나 낮은 기업집단 현황(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4.9.1/뉴스1

총수일가는 총수 있는 78개 집단의 625개 계열회사(전체 계열회사 3116개 대비 20.1%)에 대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회사들에 대한 총수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10.4%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한국앤컴퍼니그룹(44.4%), 소노인터내셔널(35.6%), KCC(35.1%), 크래프톤(31.0%), 농심(28.7%) 순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은 SK(0.40%), HD현대(0.46%), 카카오(0.48%), 장금상선(0.62%), 넥슨(0.72%) 순이다.

총수는 77개 집단의 314개 계열회사(전체 계열회사 3116개 대비 10.1%) 지분을 보유하며 해당 회사들에 대한 총수의 평균 지분율은 8.2%다.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크래프톤(30.8%), 부영(23.2%), DB(17.7%), 아모레퍼시픽(16.6%), 태광(12.6%) 순이다. 반면 대방건설은 총수가 계열회사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총수 2세는 63개 집단의 263개 계열회사(전체 계열회사 3116개 대비 8.4%) 지분을 보유하며, 해당 회사들에 대한 총수 2세의 평균 지분율은 5.4%다.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한국앤컴퍼니그룹(39.9%), 소노인터내셔널(16.3%), 애경(11.3%), DB(10.7%), 반도홀딩스(10.2%) 순이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진, DL, 네이버 등 15개 집단은 총수 2세가 계열회사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대기업 주식지급 약정체결 현황(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4.9.1/뉴스1

◇한화 김동관·김동원 RSU 지급…공정위 "경영권 승계 여부 감시"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88개) 중 17개 기업집단이 동일인, 친족 및 임원에게 성과 보상 등의 목적으로 주식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약정 건수는 417건으로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 147건, 스톡그랜트 140건, 성과조건부주식(PSU 116건, 기타 14건이다.

집단별 체결 건수는 SK(231건), 두산(36건), 에코프로(27건), 포스코(26건), 한화(19건), 네이버(16건) 순이다.

주식지급 약정 체결 건수가 가장 많은 SK는 전체 219개 소속회사 중 25개사에서 총 231명의 임원에 PSU, 스톡그랜트 등을 부여하는 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지급 약정을 체결한 후 가득조건을 충족하면 실제 주식지급이 이루어지는데, 기업집단별로 구체적인 지급방식에 차이가 있다.

한화는 10년간 고의의 중대한 손실이나 책임이 발생하지 않으면 가득조건을 만족한다. 신세계, 카카오, 두산,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크래프톤 등은 일정 기간 재직을 조건으로 했다. SK는 기업공개, KT는 총주주수익률 목표 달성 등이 조건으로 걸렸다.

주가증감률(SK, 네이버), EBITDA성장률(한솔) 등의 기업성과 또는 개인 성과평가(SK, 신세계, 두산 등)에 연동해 최종 주식 지급 규모를 결정하는 약정도 다수 체결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한화 △LS △두산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대신증권 △한솔 등 7개 집단이 동일인 및 친족과 RSU를 체결(19명, 총 22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2세에 RSU를 체결한 기업집단은 한화와 에코프로다.

한화는 김동관 부회장(㈜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김동원 사장(한화생명보험)과 RSU를 체결했다. 에코프로는 이승환 상무(에코프로) 및 이연수 상무(에코프로파트너스)에게 각각 RSU를 부여했다.

정보름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RSU가 경영권 승계의 간접적인 수단으로 활용되지는 않는지, 그 과정에서 또 총수일가의 지분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등을 감시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상 적용 가능한 사익편취 등의 우려가 있는지 계속 모니터링하고 법 위반 시에는 엄정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에코프로 관계자는 "2년 전 임직원들에게 RSU 약 25만5000주를 지급했는데, 사원급이 절반 가량인 14만5000주, 책임급이 6만주, 수석급이 3만주로 전체 90%가 넘는다"며 "성과에 따른 과실을 전 임직원과 나누자는 취지고, 총수 2세에게 부를 몰아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78개 집단 소속 939개사(총수 있는 78개 집단의 3116개사 중 30.1%)로 전년(72개 집단, 900개사) 보다 39개사(4.3%) 증가했다.

전년 대비 규제 대상 회사 수는 신규지정집단에서 증가(98개)한 반면, 연속지정집단(59개)에서 감소했다.

규제 대상 939개사 중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 이상인 회사가 391개며 해당 회사가 50%를 초과한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는 548개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의 총수일가 평균 지분율은 16.73%로 전년(16.97%, 900개사 평균)보다 0.24%p 감소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비중이 높은 집단은 하이브(93.3%), 대방건설(90.5%), 소노인터내셔널(82.6%), 농심(78.3%), 영원(76.0%) 순이다.

이외에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현대자동차(4개), 태광(2개), KG(5개), 보성(1개) 등 4개 집단이 1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했다.

정 과장은 "순환출자는 2014년 순환출자 금지제도 시행 이래로 꾸준히 해소돼 제도 이전에 형성된 순환출자, 혹은 상호출자제한대상집단이 아닌 집단의 순환출자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공시제도 등을 통한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