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車·반도체 등 광공업생산 일시적 조정…실적·수출 견조"

서비스 생산 늘었지만 소비 부진 계속…"하반기 반등 기대"
"소비촉진·5조 건설투자 등 추석민생대책 속도감 있게 추진"

7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8.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김유승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의 생산과 소비가 전월 대비 각각 0.4%, 1.9%씩 줄어 동반 감소한 반면, 투자는 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은 앞서 전월(6월) 반도체 지수가 역대 최고를 경신했던 기저효과와 자동차 생산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소비도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면서 부진을 이어갔다. 다만 설비투자는 항공기 도입 영향으로 10.1% 늘어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정부는 생산 부진에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하며, 소비·투자 등 내수 회복세를 가속해 경기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2.7(2020=100)로 전월 대비 0.4% 줄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5월(-0.8%)부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의 3개월 연속 감소는 2021년 8~10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부문별로 광공업 생산은 통신·방송장비(48.8%)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반도체(-8.0%), 자동차(-14.4%)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 대비 3.6% 감소했다. 지난 2022년 12월(-3.7%)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브리핑에서 "반도체는 업황이 좋고 수요도 좋아서 (생산을)견인하고 있는 업종이지만, 지난달 반도체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높았던 만큼 기저효과가 있다"며 "반도체 산업 자체는 IT 기기나 AI 산업 관련 전방 수요가 좋아 지수 수준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생산은 지난 2020년 5월 24% 감소한 이래 50개월 만에 가장 많이 감소했다. 자동차 회사의 라인 보수 공사, 부품 협력사 파업, 조기휴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생산을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자동차(-9.9%)는 감소했지만, 반도체(22.2%), 의약품(18.7%) 등이 늘어 5.5%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기계장비, 자동차 등에서 줄었으나, 통신·방송장비, 반도체 등에서 늘어 전월 대비 2.6%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금융·보험(-1.3%)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정보통신(4.5%), 운수·창고(3.1%) 등에서 생산이 늘어 0.7% 증가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올림픽 관련 방송 매출, IT 신제품 출시로 인한 번호이동, 게임신작 출시 등이 영향을 줬다.

(통계청 제공)

7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0.6(2020=100)으로 전월 대비 1.9% 줄었다.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1.6%), 승용차 등 내구재(-2.3%),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2.1%)에서 판매가 모두 줄어 1.9% 감소했다. 내구재, 준·비내구재 소비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매판매 흐름이 강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하반기에는 제약요인이 점점 줄어드는 만큼 좋아지길 기대한다"며 "(반등)조짐은 있지만 아직은 힘이 없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7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1% 늘었다. 설비투자 증가세는 지난 6월(+3.4%)부터 2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컴퓨터 사무용 기계 등 기계류(-1.6%)에서 투자가 줄었으나,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50.5%)에서 투자가 증가했다. 중대형 항공기 8대 도입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0.9%)에서 공사실적이 늘었으나, 토목(-8.9%)에서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건설경기에 대해 "지난해 수주 부진 영향이 안 좋은 쪽으로 영향을 주고 있어 3분기는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연말로 갈수록 토목·건축공사 마무리가 있어 3분기보다는 조금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건설수주(경상)는 기계설치 등 토목(83.5%) 및 공장·창고 등 건축(7.7%)에서 모두 늘어 전년 동월 대비 28.4% 증가했다.

정부는 "설비투자가 두 자릿수 상승하며 회복이 가시화되고, 서비스업 생산도 두 달 연속 증가했지만, 건설업, 소매판매는 감소하면서 내수 부문별 회복속도 차이가 상존하는 모습"이라며 "광공업의 경우 반도체 분기·반기 초 영향, 파업·조기휴가로 인한 자동차 생산 차질 등으로 감소했으나, 견조한 수출 호조세와 상반기 주요 제조업종 실적 호조 등 감안 시 일시적 조정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 대비 0.6포인트(P) 줄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6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선행지수는 4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동행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동행지수가 5개월 연속으로 하락한 것은 2022년 9월~2023년 1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향후 산업활동 전망에 대해서 기재부 관계자는 "생산 측면에서는 IT 업황 개선, 세계 경제 연착륙 전망 등이 긍정적이지만, 공급망·주요 선거 불확실성 그리고 국내에서는 소상공인 경영 애로 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출 측면에서는 물가의 안정적 흐름, 가을 축제, 세일 기간 도래 등은 긍정적 요인이며, 상반기 예정됐던 설비투자 본격화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국내관광 붐업, 소비촉진 3종 세제지원, 건설투자 5조 원 보강, 투자활성화 대책 마련 등 내수 회복 가속화를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주요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기 회복세 확산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