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금통위원 4명, 3개월 내 금리인하 열어놔"

한은 기준금리 13연속 동결…"물가는 금리인하 여건 조성"
문제는 금융안정…"금리인하, 집값상승 부추길 위험 더 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김유승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의 1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직후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나머지 2명은 3개월 후에도 3.50%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금통위 때와 비교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을 3개월 시계에서 열어둔 위원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금리 인하 여지를 둔 근거로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도 시행되는 만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고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면서 금리 결정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금리 수준을 계속 이어가자는 의견의 근거에 대해선 "정부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까지 시차가 필요하고 3개월 내인 12월까지는 금융안정에 유의하는 것이 안정적 정책이라는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금통위 결정은 전원일치였다.

이 총재는 이번 동결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금융안정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지면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성장 등 거시경제 상황을 보면 기준금리 인하 여건은 조성됐지만, 금리를 내려도 소비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몇 달간 물가 상승률의 목표 수렴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면서 "물가만 볼 때는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구조적으로 인구와 관련된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며 "기준금리를 낮추면 소비 증가에 도움이 되겠으나 시간이 걸리고 제한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금리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과도하게 낮아져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2.6%에서 0.1%포인트(p) 하향 조정된 데 대해서는 내수 경기가 추가적으로 위축됐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1분기 호성장에 일시 요인이 생각보다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5월 전망 당시 상향 조정 폭이 과도한 면이 있어 기술적으로 낮춘 것이지, 경기가 나빠졌거나 기조적 변화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