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기 재현 앞둔 '서울 집값 기대'…내일 금리인하 '발목'
서울 주택가격전망 CSI '집값 급등기' 2021년 수준
22일 한은 금통위 개최…전문가 90%는 '동결' 예상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향후 주택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심리가 3년 전의 집값 급등기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특히 서울 지역의 집값 기대는 올해 안에 급등기 당시의 최고점을 넘기게 된다.
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전격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1년 뒤 집값에 대한 판단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이달 118로 한 달 새 3포인트(P) 올랐다. 이로써 지난 3월(95) 이후 6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이같이 오른 것은 전국 주택 가격이 연내 15% 치솟으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 10월(125) 이래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경신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00보다 높으면 주택가격이 1년 후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한 가구 수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지수가 높을수록 집값 상승 기대 심리가 부푼 상황을 가리킨다.
특히 올해 들어 '서울' 지역의 집값 눈높이가 유독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서울의 주택가격전망 CSI는 122로 기타 도시(116), 6대 광역시(117)를 각각 6P, 5P 격차로 앞섰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122)과 동일한 수준이며, 2021년 연중 최고점인 7월(127)과 불과 5P 격차에 그친다.
향후 서울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 심리가 비슷한 추세로 확산한다면 올해 안으로 3년 전 집값 급등기 당시의 최고점을 제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문제는 서울·경기 등의 집값 기대 심리가 가계부채 문제를 부채질하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점이다. 앞서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과 집값 사이 양(+)의 상관관계가 주요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우리나라 가계 신용(빚) 규모는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실행 여파로 전 분기 대비 13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전 분기(-3.1조 원) 감소했던 가계 빚이 한 분기 새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주택 매매가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 12일 "5월 이후 서울 아파트 중심의 주택 매매 확대가 시차를 두고 8월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최근 몇 달간 늘어난 주택 매매 역시 두세달 시차로 반영되면서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4년 전 코로나19 확산기 당시 저금리가 촉발한 집값 급등과 금융 불균형 누적은 2021년 8월 한은의 통화 긴축 신호탄(기준금리 인상)을 촉발한 계기가 됐다. 이에 당시와 유사한 현상이 재발하는 경우 한은이 유지해 온 고금리 정책의 명분이 흐려진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에 시장은 한은이 22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투자협회 설문 결과 채권 관련 종사자 100명 중 90%가 금통위의 동결을 내다봤다. 나머지 10%는 0.25%P 인하를 답했다.
물론 일각에선 한은이 가계부채 문제를 대출 규제, 주택 공급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맡긴 채, 내수 부진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할 수 있다고 본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보인 물가 안정 자신감과 2분기 내수 부진을 근거로 8월 인하를 예상한다"며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고민을 고려하면 동결 가능성이 높을 수 있으나, 내수 둔화에 대한 선제 대응 필요성과 정부의 주담대 억제 노력 등을 보면 전격 인하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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