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반기 영업익 2.5조…'연료비 하락'에 4분기 연속 흑자(종합)

매출액 43.7조·영업비용 41.2조…영업이익 전년比 11조↑
분기별 흑자폭은 줄어…40조 누적적자에 요금 인상 필요성↑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한국전력공사(015760)가 올해 상반기 2조 549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11조원가량 개선된 것으로,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한전은 상반기 실적 결산 결과 매출 43조 7664억 원, 영업비용 41조 2168억 원으로, 2조 549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8조 45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한전은 요금 조정과 연료 가격 안정 등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이 10조 9996억 원 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전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3차례 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2조 5499억 원(6.2%) 증가한 반면, 영업비용은 연료비, 전력 구입비 감소 등으로 8조 4497억 원(-17.0%) 줄었다.

전기 판매량은 0.5% 감소했으나 판매단가가 8.5% 상승하며 전기 판매 수익은 3조 848억 원(8.0%) 증가한 41조 7056억 원을 나타냈다.

영업비용 중 자회사 연료비는 4조 2154억 원(-27.9%), 민간 발전사를 통한 전력 구입비는 3조 9161억 원(-18.6%) 각각 감소했다.

자회사 발전량은 석탄·LNG 발전량 감소 등으로 2.4% 줄었으나, 민간 발전사 구입량은 3.8% 증가했다.

연료 가격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전력 구입비가 전체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연탄은 톤당 131.0달러, LNG는 115만 8700원으로 전년(202.7달러, 159만 6600원)보다 35.4%, 27.4% 각각 줄었다.

이에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은 ㎾h당 128.8원으로 전년(196.9원)보다 34.6% 하락했다. 한전이 지출한 연료비는 10조 9164억 원, 전력 구입비는 17조 1726억 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전력설비 증가로 인한 수선유지비 증가 등으로 1399억 원의 기타 영업비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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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한전은 매출 20조 4737억 원, 영업비용 19조 2234억 원을 기록해 1조 250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연료비는 4조 7563억 원, 구입전력비는 7조 9697억 원으로 전년(6조 488억 원, 8조 9178억 원)보다 각각 1조 2925억 원(-21.4%), 9481억 원(-10.7%) 감소했다.

다만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92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를 기록했지만 분기별 영업이익 규모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 2조 원이던 영업이익은 4분기 1조 90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조 3000억 원, 1조 2503억 원으로 지속해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에너지 업계에선 한전의 연이은 흑자행보에도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한전의 누적적자는 40조 원이 넘었으나, 전기요금은 5분기 연속 동결된 상태다. 2023년 말 기준 부채는 202조 원까지 불어나 연간 이자 비용만 4조~5조 원에 달한다.

현재 한전은 채권 발행과 자회사 배당금 등을 통해 간신히 버티고 있다. 지난 6월 채권발행을 재개한 한전은 한 달 동안 2조 원 상당의 한전채를 발행했다.

더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 및 중동 분쟁의 확산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고(高)환율 등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전력구입비 증가가 예상되며 요금 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 가격이 치솟을 경우 한전은 지금의 부채 사태를 만든 '역마진' 구조로 회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누진제 완화를 포함해 혹서기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면서 한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하반기에 전기요금 인상 시점과 폭을 검토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에서는 4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전 관계자는 "자구노력을 철저히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 전력구입비 절감 등 원가 감축을 통한 적자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긴축경영계획을 추진하는 등 재정건전화 계획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