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녹색전환 돕는 '그린CLO'…"신용대출 금리 2.6%p 인하"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글로벌 환경규제 대비 제안
그린대출 유동화 후 채권발행…중장기 조달 용이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대기업에 비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에 대비해 친환경 투자를 늘리도록 '녹색 전환' 용도의 담보부 유동화증권(CLO) 발행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 경우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가 많게는 2.6%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이 8일 공개한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그린 CLO 도입 방안'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보면 박상훈·김재윤·배정민 과장과 류기봉 조사역의 이 같은 제안이 담겼다.

최근 국제 사회가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수출기업이 받는 생산 시설 개혁 압력은 높아졌다.

문제는 국내 중소기업의 중장기 자금 조달 여력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중소기업들은 시설투자 자금을 은행 단기대출에 의존하며, 낮은 신용도 등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중장기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보고서가 제안한 해법은 '녹색 대출 담보부 유동화증권(그린 CLO)' 도입이다.

중소기업 대출 제도를 자본시장과 연계해, 저탄소 생산설비 투자를 위한 장기 자금을 저렴한 이자율로 조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린 CLO는 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취급한 녹색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들 녹색 대출을 유동화전문회사(SPC)가 넘겨받아, 현금흐름·담보자산 가액 등을 고려해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눠 발행하는 방식을 보고서는 제안했다.

보고서는 "후순위 CLO는 은행이 인수(buy-back)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하되, 은행 부담 완화를 위해 정책금융기관, 은행 등이 공동 출자하는 펀드를 조성해 해당 펀드가 매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정책 당국은 녹색 대출과 그린 CLO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증 기준·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분석 결과, CLO 활용 시 중소기업 조달 금리는 담보대출 기준 최대 1.14%P, 신용대출 기준 2.62%P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박상훈 과장은 "중소기업과 은행의 녹색 대출 이용, 취급 유인, 유동화로 인한 조달 금리 인하 효과, 국내외 그린 CLO 투자수요 등을 고려할 때 그린 CLO는 중소기업의 친환경 전환 자금조달 수단으로 유용할 것"이라고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