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제한 해소방안 기업이 직접 제출"…기업결합 신고제 개편
공정위 결합심사 의결기간 단축…"시정조치 효과성 높아질 것"
PEF 설립 등 기업결합 신고의무 면제 대상 확대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 해소방안을 기업이 직접 제출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 부과 과정에서 이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정방안 제출제도'가 시행된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제도가 내일(7일)부터 시행된다.
이는 지난 2월 6일 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개정 법률 후속조치를 위해 각계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가며 3개 행정규칙을 제·개정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정위가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에 대한 시정조치를 직접 설계하여 부과해왔으며, 독·과점 우려가 매우 큰 경우는 기업결합 금지조치도 부과해왔다.
그러나 7일부터는 시장 정보를 풍부히 보유한 기업에게 경쟁제한 우려 시정방안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또한 제출된 방안을 고려해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방식도 추가된다.
먼저 공정위 심사관은 기업결합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고, 기업에게 시정방안 제출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경쟁제한 우려에 대한 잠정적 판단결과를 결합회사에게 통보할 수 있다. 이 경우 결합회사는 해당 우려에 대한 시정방안을 심사관에게 제출할 수 있다.
만약 심사관이 기업의 시정방안이 경쟁제한 우려 해소에 부족하다고 평가할 경우 수정안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 등의 의견도 청취할 수 있다. 수정에 소요된 기간은 법정 기업결합 심사기간(최대 120일)에서 제외된다.
이후 심사관은 제출된 시정방안을 고려하여 심사보고서에 심사관 조치의견을 작성할 수 있다.
위원회는 심사관 조치의견을 고려하여 시정조치를 의결한다. 결합회사가 경쟁제한 우려 해소에 적절한 시정방안을 제출하고, 심사보고서 내용에 대해 동의하는 경우에는 의결절차도 신속해진다.
현재 결합회사가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면 원칙적으로 30일 내에 심의가 개최돼야 한다. 그러나 위의 경우 15일 내로 단축된다. 의결서는 심의 완료 후 35일 내 작성이 원칙인데, 앞으로는 20일 내 작성으로 단축돼 결과적으로 의결기간이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결합회사가 시정방안을 제출하지 않거나 수정요청에 응하지 않는 경우 등에는 현행처럼 공정위가 직접 시정조치를 설계해 부과한다. 또한 현행처럼 기업이 제출한 시정방안이나 다른 방법으로 독·과점 우려 해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기업결합을 금지할 수 있다.
공정위는 "기업들이 보유한 풍부한 시장관련 정보가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시정조치의 효과성과 이행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시정방안 제출제도는 전세계 경쟁당국 대부분이 운영하고 있는 제도인만큼, 우리나라 기업결합 심사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역시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개편으로 경쟁제한 우려가 희박한 유형의 기업결합에 대한 신고의무는 면제된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결합에 심사역량을 집중한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설립 △상법상 모자회사간 합병 또는 영업양수도 △타 회사 임원 총수의 1/3미만을 겸임하는 경우로서 대표이사가 아닌 임원을 겸임하는 행위 △계열회사 간 합병 시 합병되는 회사 자체의 규모가 300억 원 미만인 경우 △회사 영업의 일부가 양도되는 경우로서 양도 금액이 양도회사 자산 총액의 10% 미만이면서 100억원 미만인 경우는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PEF설립에 대해서는 신고의무가 면제되지만, PEF가 기업들의 주식을 취득하거나 하는 투자행위를 하는 경우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한다.
공정위는 "신고면제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공정위가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에 심사역량을 '선택과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온라인 신고 및 사전협의가 활성화되는 경우 신고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기업들의 업무부담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정위는 기업결합 신고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으로 모든 기업결합이 신고되도록 했다. 복잡한 기업결합의 경우 주요 쟁점 및 산업구조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사전협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기업결합 신고․심사제도를 효율적이고도 효과적으로 운영하며, 시장의 경쟁은 내실있게 보존하는 한편, 기업결합에 따른 혁신과 새로운 서비스의 창출은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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