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법인세 진도율 역대 최저…지방세 진도율도 10곳 하락

법인세 진도율 39.5%…최대 '세수 펑크' 작년보다 5%p↓
상반기 17개 시도 지방세 50.6조…지난해보다 1.7조↓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법인 실적 부진으로 올해 법인세 진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 세수 역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17개 시도 중 10곳에서 지방세 진도율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법인세 진도율은 39.5%로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던 지난해 상반기 법인세 진도율(44.5%)보다 5%포인트(p) 낮았다.

진도율은 올해 예상했던 연간 세수 대비 해당 기간 세수가 얼마큼 걷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진도율이 지난해보다 낮으면 올해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힐 수도 있다는 의미다.

통상 법인세는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법인들이 세금을 납부하는 3~5월에 약 60%가 걷히고, 중간예납이 있는 하반기에 40%가량이 들어온다. 따라서 올해 법인세 수입은 통상적인 수준보다 20%p가량 덜 걷힌 셈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은 영향이 컸다.

다만 이달부터 법인세 중간예납이 시작되는 만큼 저조했던 법인세 수입을 만회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예납은 올해분 세액 일부를 미리 내는 제도다. 기업은 지난해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거나 올해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한 세액 중 택해 낼 수 있는데, 지난해 영업적자를 냈을 경우 반드시 상반기 가결산 세액을 기준으로 납부해야 한다.

시도별 상반기 지방세 수입 및 진도율.(양부남의원실 제공)

지난해 법인 실적 부진은 국세뿐만 아니라 지방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인천·광주·세종·경기·충남·경북·전북·전남·제주 등 10곳에서 지방세 진도율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17개 시도의 지방세 수입은 50조6341억 원으로 지난해(52조3877억 원) 대비 1조7536억 원 줄었다.

서울은 올해 상반기 지방세를 11조232억 원 징수해 지난해보다 1956억 원 감소했다. 진도율은 38.9%로 지난해(40.1%)보다 1.2%포인트(p) 낮았다.

경기의 상반기 지방세 수입은 12조406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137억 원 줄었다. 진도율은 지난해보다 2.7%p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진도율이 지난해보다 가장 크게 낮은 곳은 전남이었다. 전남의 올해 상반기 지방세 징수액은 1조9479억 원이다. 진도율은 지난해 56.2%에서 올해 48.7%로 7.5%p 낮아졌다.

지방 세수 감소의 주원인도 지난해 법인 실적 부진이 꼽힌다. 법인은 사업연도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4개월 이내(연결법인 5개월 이내)에 지방소득세의 형태로 세금을 낸다.

향후 지방세 수입은 재산세 9월 정기분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1.52% 상승한 만큼 재산세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양부남 의원은 "국세 감소에 따른 보통교부세 2년 연속 감소 우려에 지방세수 감소까지 지자체의 재정 어려움이 심화할 수 있다"면서 "중앙정부는 지자체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서 지자체가 주민 행정서비스 등을 원활히 제공할 수 있도록 대책 등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