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교사에 부당 계약…공정위, 금성출판사에 시정명령

"인수인계시 모든 회원집 방문해야"…준수하기 어려운 의무 부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7차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2024.7.17/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공부방 교사에 불리한 계약조건을 설정하고 계약을 체결한 ㈜금성출판사에 시정명령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법) 위반으로 금성출판사에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31일 밝혔다.

금성출판사는 공부방 브랜드 '푸르넷'을 운영하고 있다. 푸르넷 교사는 지도교사와 관리교사로 구분되는데, 지도교사의 경우 교습 서비스에 더해 회원 관리, 학습지 판매, 회원모집 등의 업무를 병행하는 개인 사업자다.

금성출판사는 2012년 3월부터 현재까지 '푸르넷 지도교사가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경우 회사가 지정한 인수교사와 함께 푸르넷 공부방 회원의 집을 방문하여 보호자에게 서명받는 식의 인수인계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회원 인계인수 조항을 계약서에 규정했다.

회원 인계인수는 지도교사와 회원인 학부모가 상의하에 진행해야 하는데, 계약 해지를 앞둔 지도교사에게 자신이 교습하였던 회원 전원의 집을 직접 인수교사와 함께 방문하도록 해 현실적으로 준수하기 어려운 의무를 부과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또한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계약조건을 금성출판사가 별도로 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계약의 핵심 내용인 수당 등의 지급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수당 지급 기준을 교사들의 동의 없이 임의로 변경하는 등 교사들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공부방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공부방 교사에게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제재한 사례"라며 "공부방 교사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공급업자(본사)의 법 위반 준수의식을 높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공부방 사업자의 공부방 교사에 대한 동일한 법 위반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를 적발할 경우 엄정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