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생산 소폭 줄었지만 소비·투자↑…정부 "경기 반등 흐름 지속"

반도체 생산 전월比 8.1%↑…소비 2개월·투자 1개월 만에 반등
"티메프 사태, 경제지표 영향은 제한적…향후 추이 주시"

3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7.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김유승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생산은 0.1% 감소했으나, 소비는 1.0%, 투자는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생산 지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증가 폭은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정부는 광공업·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와 같은 주요 부문이 반등했다고 평가하며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한 민생안정과 경기회복세 확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1(2020=100)로 전월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5월부터 2개월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문별로 광공업(0.5%), 서비스업(0.2%)에서 생산이 늘었다. 광공업 생산에 포함된 제조업 생산의 경우 0.6% 증가하며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의 경우 전월 대비 8.1% 늘며 지난해 11월(9.8%)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 지수는 163.4(2020=100)로 198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공공행정(-5.1%), 건설업(-0.3%)은 생산이 줄었다.

공공행정의 경우 올해 재정 조기집행 기조의 영향을 받았다. 6월은 상반기의 마지막 달인 만큼 통상 재정집행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신속집행으로 예년에 비해 6월 집행이 적었다.

제조업 재고는 화학제품(1.4%), 석유정제(1.8%)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14.6%), 전자부품(-12.9%) 등에서 줄어 전월 대비 2.8%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예술·스포츠·여가(-5%)의 생산이 줄었지만, 금융·보험(1.8%), 부동산(2.4%)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5월의 경우 제조업이 안 좋았고, 6월의 경우 제조업, 광공업, 서비스업이 모두 플러스(+) 전환했다"며 "공공행정 부문이 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여서 6월 생산은 괜찮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제공)

6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2.6(2020=100)으로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 4월(-0.6%) 이후 2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9%)에서 판매가 줄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5.2%),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8%)에서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매판매·재화소비 자체가 강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5월에 감소했다가 6월 다시 살아난 것을 보면, 계속 하락하기보다는 흐름 자체에는 개선의 조짐이 있다"고 평가했다.

6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4.3% 늘어 지난 5월(-3.6%) 이후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2.8%)에서 투자가 줄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5%)에서 투자가 늘었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반도체 설비 도입 영향이 컸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6.1%)에서 공사 실적이 늘었으나, 건축(-2.3%)에서 줄어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토목(11.1%)에서 공사실적이 늘었으나, 건축(-9.7%)에서 줄어 4.6% 감소했다.

반면 건설수주는 철도·궤도 등 토목(61.7%)과 공장·창고 등 건축(8.2%)에서 수주가 모두 늘어 전년 동월 대비 25.9% 증가했다.

공 심의관은 "건설기성의 경우 지난해 수주가 안 좋았던 영향을 받았다"며 "이번 달 수주 상황이 좋아 향후에도 괜찮게 된다면 건설 기성에서도 회복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p)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내림세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8로 전월 대비 0.2p 올랐다.

기재부는 "광공업·서비스업 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 주요 부문이 반등했고, 분기말로 갈수록 회복 조짐이 관측된다"며 "다만 제조업·수출 중심의 회복 흐름 속 부문별 온도 차가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5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 공공부문 15조 원 추가 투·융자를 통한 건설투자 보강 등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정책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위메프·티몬(티메프) 사태 피해 소상공인·소비자 지원, 건설업 고용지원 방안 조속 마련 등 취약부문 중심 민생안정과 경기 회복세 확산에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서 기재부 관계자는 "하루 평균 카드 사용액이 3조 원가량 되는데, 현재 미정산 규모는 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라며 "정부의 5600억 원 유동성 지원과 PG사 결제 취소 등의 지원이 있으니,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커머스 전체의 심리 위축 등은 사태 추이를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