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원윳값' 결정 임박…공급 당근책에 '동결' 가닥

30일 원유가격 마지막 협상…4년만의 동결 유력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 거쳐 8월1일부터 적용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해 리터당 88원 오른 우유 원유(原乳) 가격이 올해는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원윳값 결정을 두고 낙농업계와 유업계의 입장차가 첨예했으나, 정부의 '음용유 공급량 최소폭 감축' 당근책을 낙농업계가 받아들이면서 2020년 이후 4년 만에 동결로 가닥이 잡혔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날 14번째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를 열고 마지막 협상을 진행한다.

올해 원유 가격 인상 협상 폭은 음용유 사용량이 전년(172만 5000톤)보다 2% 감소한 점을 고려해 생산비 상승분의 0~60%인 L당 0~26원으로 책정됐다.

낙농업계는 매년 증가하는 생산비로 인해 원유 기본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인상 기조를 유지한 반면, 유업계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을 주장하며 동결 또는 최소폭 인상을 요구해 왔다.

현재 L당 1084원에서 협상 이후 최대 L당 1110원까지 오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낙농업계와 유업계가 가격을 동결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수용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 위주로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소비량이 감소하는 원유의 가격을 재차 올리기는 어렵다는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원윳값 동결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낙농업계와 유업계는 L당 21원 인상에 합의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적용은 이듬해로 미루면서 사실상 동결했다.

다만 원유 가격과 함께 협상 대상이었던 2025~2026년 유업체가 구매할 용도별 원유량은 최소폭의 감축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음용유 과잉량은 5.03%를 기록하며 유업계의 용도별 원유량은 9112~2만 7337톤을 감축해야 한다. 정부는 가격은 동결하는 대신 음용유 구매량 감축을 최소화하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정부 중재안대로라면 낙농업계는 원유 가격은 현재 수준인 L당 1084원을 유지하면서 판매량을 최대한 확보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새로운 원유 가격은 소위원회가 가격을 정하면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8월 1일부터 반영된다.

유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 소비량이 감소하고 수입 멸균유 시장은 확대되는 추세"라며 "올해는 동결로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양측의 입장이 많이 좁혀진 것으로 안다"며 "양측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