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잭팟' 체코원전, 계약협상 본격화…내년 3월 도장 찍는다

한수원, 체코 현지서 발주사와 본격적인 계약협상 착수
尹, 성태윤, 안덕근 산업장관 특사 파견…민·관 후방지원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17일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쾌거다. 사진은 체코 테멜린 원전.(한국수력원자력 제공)/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최종 계약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최종계약서에 도장을 찍겠다는 각오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본격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구성된 특사단을 체코에 파견했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등에 따르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수원은 지난 25일 체코 현지에서 본계약 협상을 위한 착수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계약협상에 들어갔다.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일주일 만이다.

한수원 등 '팀코리아'로 꾸려진 협상대응 TF팀은 체코 프라하에서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의 자회사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 관계자들과 만나 향후 계약협상방안에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도 지난 24~25일 체코를 방문, 이번 사업 발주처 EDUⅡ의 모기업인 체코전력공사(CEZ) 사장 등을 만나 체코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주 후속 조치를 위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구성한 특사단을 체코에 파견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책실장은 대통령실 내에서 원전 업무를 담당하는 최고위 수장"이라며 "앞으로 필요한 후속 조치에 대해 대통령실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이번 특사단 파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사단에 친서를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졌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정 대변인은 "아직 상대국에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큰 그림에서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향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체코를 방문중인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대통령특사단이 24일(현지시각)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안덕근 산업부 장관,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24일 페트르 피알라(Petr Fiala) 체코 총리와 요제프 시켈라(Jozef Síkela) 체코 산업부 장관을 면담, 이번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원전산업 관련 전 유관기관들이 후방지원에 나섰다.

25일 최남호 산업부 2차관 주재로 열린 '5차 원전수출전략추진위원회(위원회)'에서 정부와 민간은 내년 3월까지 체코 원전사업의 최종계약이 차질 없이 체결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민관은 한국과 체코 모두에게 상호 호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상호보조를 맞춰 계약협상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당국 간 핫라인을 개설해 긴밀히 소통하며 협상을 밀착 지원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또 이번 성과가 제3·4의 원전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망 수출국과의 원전수출 관련 협의에 속도를 내는 한편, 신규 원전 건설을 고려 중인 아시아·아프리카 신흥국과도 인력양성, 공동 부지조사 등을 통해 중장기 진출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부는 이번 체코 원전 사업 수주를 계기로 장기 원전수출 비전을 제시하고, 지원체계를 정비해 우리 원전산업이 글로벌 선도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연내 '2050 중장기 원전산업 로드맵' 수립을 추진하고, 하반기 중 국회와 협조해 원전산업 지원을 위한 입법절차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체코 피알라 총리를 만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윤 대통령은 체코 역사상 최대 투자 프로젝트인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의 성공을 위해 모든 관계기관이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7일 한수원을 주축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체코 정부로부터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짓는 신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체코 정부 추산 총사업 24조 원이 투입되는 '체코 역사상 최대 투자 프로젝트'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인 EDUⅡ와 연말까지 세부 계약 협상을 진행한 뒤, 내년 3월쯤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오는 2029년 착공에 들어가 2036년에는 상업 가동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