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심리 5개월만에 뒷걸음…고유가·中경기둔화 '먹구름'

7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 0.6포인트 하락
제조업, 반도체만 호황…"이달 말부터 개선 여지"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국내 기업 체감 경기가 5개월 만에 뒷걸음쳤다. 반도체 업황은 호조세를 이어갔으나 유가 상승과 중국 경기 둔화 등에 나머지 업황은 먹구름이 낀 영향이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4년 7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 대비 0.6포인트(p) 하락한 95.1로 집계됐다.

CBSI는 올해 3월(89.4), 4월(91.3), 5월(92.9), 6월(95.7)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이번에 5개월 만에 내림세를 보인 것이다.

기업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CBSI는 2003~2023년 장기 평균치를 기준치 100으로 두고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 대비 낙관적임을, 작으면 장기 평균보다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기업 경기 하강은 제조업에서 반도체와 나머지 업종 간의 차별화 양상이 관측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7월 제조업 CBSI는 한 달 전보다 1.7p 하락한 95.7을 기록했다. 특히 업황(-1.1p), 생산(-0.6p)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영상·통신장비(제품재고 -13p, 신규수주 +14p) 등은 개선됐으나 화학물질·제품(생산-15p, 업황-10p), 1차 금속(업황-11p, 제품재고+5p) 등은 악화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전월보다 업황이 좋아진 제조업 세부 업종이 많지 않았다"라며 "반도체 수출 덕분에 전자·영상·통신장비는 개선됐지만, 예컨대 화학물질·제품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등으로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수출이 잘된다고 하지만 반도체 외 자동차, 조선 등이 최근 약간 다른 원인으로 인해 체감 경기가 떨어지면서 이번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전월 대비 0.3p 상승한 94.6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론 매출(+0.3p)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운수창고업(채산성+14p, 자금사정+11p),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매출+7p, 자금사정+5p), 전기·가스·증기(업황+11p, 매출+7p)를 중심으로 개선됐다.

황 팀장은 "전기·가스·증기의 경우 여름철을 맞아 전력 수요 등이 늘어날 전망이 플러스 요인이었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CBSI 전망은 제조업이 전월 대비 0.9p 하락한 94.2로, 비제조업은 1.1p 상승한 92.8로 조사됐다.

황 팀장은 "전월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인해 기업 체감 경기에 선반영됐던 부분이 소멸하면서 이번에는 부품 제조 업체를 위주로 보수적인 응답들이 나왔다"며 "이달 말 또 다른 신제품 출시가 예고된 터라 추후 전망 개선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