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소유권 없어도 실버타운 설립 허용…고령복지주택 年3천호 공급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정부가 토지·건물의 소유권 없이도 사용권만으로 실버타운 설립을 허용하는 등 '시니어 레지던스'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주로 저소득층이 대상인 고령자 복지주택도 매년 3000호를 공급하는 등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23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올해 3월 열린 민생토론회의 후속 조치 일환이다. 고령층 친화적인 주거 공간과 가사·건강·여가 서비스가 결합된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다양한 유형의 시니어 레지던스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운영 규제부터 부지·자금 등 공급 단계 전반에 걸친 규제를 완화하고, 고령 수요자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먼저 민간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실버타운 설립 시 토지·건물 소유를 의무화하는 규제를 개선한다. 서비스 전문사업자가 소유권 없이도 토지·건물 사용권을 기반으로 실버타운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정부는 서비스 전문사업자 요건을 마련하고 지원근거를 신설해 서비스 전문사업자를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신분양형 실버타운을 인구감소지역에 도입할 예정이다. 분양 이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일정 비율 이상 임대형 포함을 의무화하고, 서비스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운영 방안을 마련해 노인복지법 개정 시 포함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요가 높은 도심지의 부지공급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도심 내 유휴시설과 유휴 국유지를 시니어 레지던스로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시니어 레지던스 조성을 위한 건설 자금에 주택도시기금 공공지원 민간임대 융자 지원을 검토하고,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지원 대상에 분양형 실버타운을 포함할 예정이다.

또 중산층 고령자까지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유주택 고령층도 입주가 가능한 실버스테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입주자 보호와 선택권 보장을 위해 표준계약서와 품질인증제를 도입하고, 시설 현황과 이용료 등에 대한 정보공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의 고령자 복지주택은 공공임대 사업으로 저소득층이 대상이고, 실버타운 입주자는 소득이 좀 있는 계층"이라며 "현재 중산층은 들어갈 여지가 없어 기존의 민간보다는 비교적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입주 이후 이용료 확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서울주택공사 등을 통해서 기준시가 12억 원 이하 주택을 매각하고, 매각대금을 연금형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아울러 실버타운 입주자들이 요양 서비스가 필요해진 경우에도 다른 입주자의 생활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입주 유지가 가능하게끔 기준을 마련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실버타운의 경우 거동이 잘 안되면 나가라고 종용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 때문에 부축 등을 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분 중에서 집도 팔고 입주를 했는데, 가실 곳이 없는 상황인 경우가 있다"며 "이런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약간의 도움을 받으면 생활이 가능한 분들은 계속 거주할 수 있게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가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저소득 고령층을 대상으로는 주거급여(수선유지급여)를 인상해 주거개선을 지원한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고령자 복지주택도 현행 건설임대 1000호에서 노후 임대주택의 리모델링과 매입 임대 등 2000호를 추가해 연간 3000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시니어 레지던스가 주택건설과 가사·건강·여가 서비스가 함께 유기적으로 결합된 다부처 사업인 만큼, 관계부처 전담반을 구축하고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원스톱 지원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한편, 현장 수요자 의견수렴 등을 통해 추가·보완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