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한해 '1.57억톤' 내뿜은 은행들…"추가 감축 유도해야"

2021년 후 줄었지만…국가만 바라보면 목표 미달
"제조업 위주 산업탓 빠른 감축X…제도개선 필요"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국내 은행이 지난해 기업대출, 증권투자 등으로 배출한 온실가스가 1억 6000만 톤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이후 배출량이 축소되고 있지만, 2030년까지 목표한 수준에는 미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은행들의 자체적인 추가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17일 펴낸 '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BOK이슈노트 보고서에는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소속 박상훈, 김재윤 과장과 류기봉 조사역의 이 같은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금융배출량(기업신용 부문)은 1억 5700만 톤으로 추정됐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들의 탄소배출 감축 노력을 측정,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금융기관이 신용공급(대출·주식·채권 매입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을 가리킨다.

은행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훈 과장은 "국내 은행의 금융배출량은 2021년 이후 점차 축소되고 있다"며 "주로 발전 부문과 요식업 부문이 감소에 크게 기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가 제시한 청사진만을 따라서는 향후 6년 뒤 목표한 감축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효과를 반영해 금융배출량을 추정한 결과, 2030년 국내 은행의 금융배출량 규모는 1억 2190만~1억 2230만 톤(2019년 대비 -26.7~26.9%)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박 과장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기로 한 정부 NDC 목표에 따르면 은행들의 금융배출량은 26.7~26.9%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11개 은행이 내세운 중간 목표(평균 감축률 -35%)를 달성하려면 추가적인 감축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 중소기업 중심 여신구조, 녹색금융 인프라 부족 등이 금융배출량 감축 제약 요인으로 예상됐다.

박 과장은 "우리나라는 여타 산업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고 배출량 감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국내 은행이 금융배출량을 단기간에 감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연구진은 금융배출량 목표와 실제 사이 괴리를 줄이고자 △관리 지표 다양화 △녹색투자 유인 제고 △기후공시·녹색금융 표준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공시된 금융배출량 목표와 실제 배출량이 크게 다를 경우 은행들은 법적·평판 리스크에 노출되거나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로 경쟁력 저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아울러 공시 목표 달성을 위해 단순히 신용공급 축소로 대응할 경우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오히려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