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재무장관, 2달만에 '공동 구두개입'…"과도한 환율변동시 조치"(종합)
"러, 우크라 침략 규탄…불법적 전쟁 중단 촉구"
"저출생, 공통 도전과제…정책 경험 지속적 공유"
- 손승환 기자, 전민 기자
(서울·세종=뉴스1) 손승환 전민 기자 = 강달러 기조로 원화·엔화의 동반 약세가 지속되자 한일 재무장관이 두 달 만에 다시 구두개입에 나섰다. 두 장관은 원화와 엔화의 가치 하락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서울에서 열린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양국은 이날 회의에서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 국면에 있고, 역내 경제는 견조한 내수와 수출 회복으로 세계 경제보다 빠르게 회복 중이라는 것에 공감했다. 다만 지정학적 갈등 지속, 주요 교역 파트너의 성장 둔화 가능성, 외환시장 변동성 심화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양국은 공동보도문에서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경계감을 가지고 민첩하게 정책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면서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는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회의에서 구두개입성 발언을 했던 두 장관이 약 2개월 만에 비슷한 입장을 다시 내비친 셈이다.
다만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시장 인식 등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구두개입성 발언이란 것은 해석의 문제"라며 "양국 간 통화 변동성이나 흐름이 항상 같진 않기 때문에 이를 노력해 나가는 부분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국은 지난해 통화스와프 협정 재개로 역내 금융안전망이 강화됐다고 재확인하며, 구체적인 운용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입장도 내놨다. 양국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러시아의 전쟁은 공급망 교란, 에너지 및 식량 불안정 심화 등 세계 경제의 어려움을 악화시킨다"며 "양국 장관들은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증진하고, 러시아의 불법적인 전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러시아가 북한과 양자조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한일 양국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 장관은 또한 저출생 문제를 주된 공통의 구조적 도전과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공유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3대 분야 지원을 통해 저출생의 직접적인 원인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둔 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공교육의 품질 제고, 지역균형발전 촉진 등 저출생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구조개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즈키 장관은 노동시장 및 노동환경 개혁 등 육아세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본의 정책 패키지인 '어린이 미래전략'을 공유했다.
아울러 양국 장관은 우리 정부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노력과 외환시장 제도 개선 노력을 환영했다. 또한 금융시장 발전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일본의 '자산운용입국 육성 정책 계획'을 환영했다.
양국 장관은 관세 분야에서 관세청장회의 재개를 환영하고, 이를 통해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제재 집행을 위한 관세당국 간 정보 교류를 더욱 촉진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 장관은 러시아와 북한의 제재 회피에 대응하고, 북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모든 이행을 강화하기 위한 양국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제조세 문제에 대해서도 실무자 간 정기적인 논의를 지속하기로 한 합의도 재확인했다. 또 지난 5월 일본에서 양국 재무부 간 단기 직원 방문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을 환영하며, 내년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G20, G7, 아세안+3 등 국제무대에서의 다자간 협력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우선, 다자개발은행(MDB) 개혁과 취약국 채무재조정 등 국제 의제에 대해 양국 간 신뢰 관계를 토대로 적극 공조하기로 했다.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다자화(CMIM)의 실효성 강화를 위해 신속금융 프로그램, 재원구조개편과 관련된 후속 논의 과정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 장관은 다양한 수준과 분야에서 재무부 간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차관급 회의를 매년 1회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실무선에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내년도 10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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