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수백 조 부채 몸살 한전, 경영평가 '양호' 이유는…"전 지표 종합반영"

기재차관 "재무성과 평가는 일부분…경영혁신 등 종합평가"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원익 감사평가단장, 김춘순 준정부기관평가단장, 김 2차관, 김동헌 공기업평가단장, 강영규 기재부 공공정책국장. 2024.6.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202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종합등급 우수(A) 15곳, 양호(B) 30곳, 보통(C) 29곳, 미흡(D) 11곳, 아주미흡(E) 2곳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130곳을 대상으로 한 평가와 비교해 우수는 4곳 줄었고, 미흡과 아주미흡은 각각 2곳씩 줄었다. 탁월(S) 평가를 받은 공공기관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없었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202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

안전사고 등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가스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4개 기관은 '미흡(D)'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및 한국고용정보원 등 2개 기관은 최하 등급인 '아주 미흡(E)'으로 분류됐다.

다음은 김윤상 기재부 2차관, 평가단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2022년 평가에서 D등급이었는데 등급이 올라간 이유는 경영실적이 개선돼서인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왜 아주미흡 판정을 받았는지.

▶(김동헌 공기업 평가단장)한전의 경우는 지난해 12월에 안전관리 부분에 '혐의 없음'으로 해서 점수가 조정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사실은 C 등급으로 변경이 됐었다. 이번 평가에서 한전이 B 등급을 획득한 이유는 경영관리 적정성과 주요사업 이행 성과를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경영실적을 평가하게 돼 있다. 그래서 재무의 예산성과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다른 경영실적이 양호한 경우에는 일정 의미 있는 평가 결과를 받을 수가 있는 상황이다. 굉장히 재무성과가 개선된 측면이 있었고, 특히 무엇보다도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직무 중심 보수체계 전환 부분에서 굉장히 선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다음에 전략기획 및 경영혁신 노사관계 등에서 굉장히 양호한 성과를, 양호한 성과로 평가를 받았다. 전력판매 및 수요관리 사업의 경우는 에너지 캐시백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서 전년 대비 약 22배로 증가를 했고, 그 결과 에너지 절감과 또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서 금년에는 등급이 개선된 걸로 확인됐다.

방송광고진흥공사의 경우는 매출액이 약 18.2% 하락하고 영업손실이 약 전년도 183억 원에서 234억 원으로 늘어났다. 당기순손실은 107억 원에서 166억 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특히 노동이나 인건비, 자본생산성이 낮아짐에 따라서 재무성과가 매우 저조하게 평가받았다. 특히 디지털 전환으로 급변하는 광고 시장에서 근본적인 가치체계라든지 전략과제 같은 것들을 곧바로 수립해서 빨리빨리 대응을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혁신 가점 부분에 있어서도 굉장히 성과가 미흡한 걸로 평가가 됐다. 주요사업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계량지표 실적이 굉장히 미흡했고, 지상파 방송광고 영업실적 같은 경우는 전년도 목표의 70%도 미달하는 그런 영업실적이 매우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K-공익광고의 글로벌 역량 강화 같은 경우는 기관이 중장기 사업 추진방향으로 설정했지만 굉장히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지 못해서 기관의 핵심 사업도 많이 저조한 걸로 평가됐다.

▶(김춘순 준정부기관 평가단장)준정부기관의 경우 고용정보원이 E를 받았다. 고용정보원은 정부의 고용서비스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굉장히 복잡한 일을 수행한다. 그런데 최근에 경영관리나 주요사업 전체적인 지표에서 꽤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경영관리 쪽에서는 전략기획, 경영혁신 쪽에서 보면 핵심 가치가 미션과 비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었고, 윤리경영 면에서도 종합청렴도가 한 등급 하락해서 4등급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고용정보망인 워크넷이 작년에 해킹이 되면서 상당히 정부 서비스에 피해를 줬던 그런 적이 있었고, 주요 사업도 전반적으로 지표별로 점수가 좀 하락하는 그런 문제 때문에 E를 받게 됐다.

-S등급 받은 곳이 0곳인데 그 의미가 궁금하다. 또 고용정보원 같은 경우엔 기관장 해임까지 건의를 한다고 했는데 이런 사례들이 앞서서 많이 있었는가.

▶(김동헌)S등급을 받은 사례는 과거에 한전이 UAE 원전 수출이라든지, 그다음에 도로공사가 하이패스사업을 론칭해서 좋은 성과를 냈던, 아주 그 해에 탁월한 성과를 내는 공기업들이 경영관리 적정성이나 주요 사업 이행 성과에서 종합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야만 S를 받을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공기업들은 없는 걸로 평가된다.

▶(김춘순)고용정보원이 해임 건의를 받은 대상인데, 통상 해임 건의를 하는 조건이 기관장이 그 해에 반년 이상 근무했을 경우에 실적이 나쁜 경우 해임 건의 대상이 된다. 이 기관장은 7개월 정도 근무를 해 대상이 되었고, 대개 그 전제 조건이 되는 경우는 다 해임 건의를 하고 있다.

▶(김윤상)해임 건의 대상은 평가등급이 '아주 미흡', E 등급이나 D 등급을 2번 이상 받는 경우입니다. 이번 같은 경우는 해임 대상이 되는 기관이 5개이지만 이미 공석이거나 아니면 재임 기간이 짧기 때문에 4개 기관은 제외되고 1개 기관이 해임 건의 대상으로 의결됐다. 그동안 해임 건의 대상이 됐던 사례는 작년에 5건 있었고 2008년부터 작년까지 총 28명 해임 건의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도 재무성과가 중요하게 반영되는가

▶(김윤상)공기업 기준으로 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경영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여부가 한 55점 그리고 본인들의 고유 목적 사업인 사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가 45점, 그래서 100점의 배점으로 평가되고, 거기에 혁신을 잘했는지 여부에 대한 가점이 주어지게 된다. 그래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할 때 재무성과를 보는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기본적으로 본인의 고유 미션인 주요사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여부, 2022년도에 저희가 발표했던 공공기관 경영혁신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여부, 안전과 윤리경영 같은 사회적 책임을 그리고 공공성을 공공기관으로서 제대로 다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골고루 평가한다. 그래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할 때 재무성과를 보는 부분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특정지표만 배점으로 고려하는 게 아니고 전반적으로 필요한 부분, 여러 요소들을 다 고려해 평가한다.

-원자력환경공단의 경우에는 방폐물 관리하는 곳이 낙제점을 받을 이유가 있는지

▶(김춘순)당연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원자력환경공단이고, 국정과제도 열심히 수행하고 있고, 굉장히 기관의 열의나 노력을 상당히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평가지표상 경영관리 부분 그리고 주요사업 부분에 전반적으로 점수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 특히 윤리경영 쪽 이런 쪽에서 인권 취약 부분이 조금 발견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점수가 좀 나빴고, 기본적인 사업비 집행률이나 이런 부분이 떨어진 부분이 있다. 계량실적이 주요사업에서도 떨어진 부분, 중저준위 방폐물 인수 ·처분 사업이 있는데 이 사업도 정해진 기준에 따라서 기준이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강영규 기재부 공공정책국장)공기업 같은 경우에는 목표치를 설정할 때 예전보다 어렵게, 과거 실적치에 표준편차 이상을 달성해야지 거의 만점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목표부여 편차방식을 68%까지 도입을 했다. 지난해는 40% 정도였다. 달성이 어렵다 보니까 성적이 조금 적게 나왔다고 보면 되는 것이고 실적이 안 좋았다고 오해하지 말아주기를 바란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