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BIS 국장 "한국 '아고라 프로젝트' 참여, 큰 의미"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영상 축사
"글로벌 금융 인프라 새 스탠더드 설정에 韓 참여"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은 14일 국가 간 지급결제 개선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아고라'와 관련해 "한국이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새로운 스탠더드 설정 작업에 처음부터 참여하게 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이날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영상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 국장은 "아고라 프로젝트는 주요 5대 기축통화국이 참여할 뿐만 아니라 각 참가국에서 다수의 민간 금융기관이 참여하며 BIS의 관련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아고라 프로젝트 참여는 그동안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예금 토큰을 활용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신 국장은 아고라 프로젝트의 목표가 효율적이지 못한 국가 간 지급 과정을 효율화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절화(siloed) 된 국가 간 지급 과정은 효율적이지 못하며 많은 비용을 발생시킨다"며 "만약 지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이 모든 데이터베이스 기록을 각 단계별로 취소하고 처음부터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로 인해 기업들이 판매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며 "실제로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조사 결과, 지난해 국가 간 지급 중 거래 실패가 약 11% 발생했고 이것이 38억달러의 잠재 매출 손실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신 국장은 "아고라 프로젝트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며 "토큰화 기술이 국가 간 지급을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고 부연했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미래의 환거래은행 업무가 토큰화된 예금, 토큰화된 중앙은행 화폐 중심의 새 금융시장인프라(FMI) 위에서 작동한다는 구상을 기초로 진행되고 있다.
토큰화는 전통 자산을 프로그래밍 가능한 플랫폼상의 디지털 증표로 변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 국장은 "이 새로운 FMI는 기존 글로벌 금융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복잡한 국가 간 지급 업무 프로세스를 크게 단순화시켜줄 수 있다"며 "새 인프라에서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의 역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토큰화를 활용하면 더 효율적이고 경제성 있는 환거래은행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며 "저소득 국가는 이런 노력을 통해 확장된 무역, 송금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지난 4월 BIS가 발표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5대 기축통화국(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스위스)과 한국, 멕시코 등 7개국 중앙은행과 민간 금융기관이 함께 진행한다.
icef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