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가스전 '대왕고래' 시추 예산 확보 난항…산업부 "국회 계속 설득"

1공당 최소 1000억 필요에도 예산 마련 아직…시추 업체는 선정
민주당 "의혹 해소 없이 예산 없다"…산업부, 융자지원 재개 검토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시추작업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정부는 시추 1회당 최소 1000억 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거대 야당의 동의를 얻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위치한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의 대왕고래 가스전 후보 해역에서 탐사 시추를 시작한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35억~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유망지구 7개를 도출했다. 육지서 38~100㎞ 떨어진데다 심해에 시추를 해야 해서 1공당 1000억 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다음달 정확한 시추 위치를 결정한 후 내년 3월까지 작업을 이어간다. 이후 3개월간의 분석을 거쳐 석유, 가스 존재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시추 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아직 1차 시추 비용 1100억 원도 다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확보한 예산은 100억원 정도로 전해진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 참석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진행 경과 및 추진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6.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제는 최소 5000억 원 상당의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상황에서 야당에서 연이어 의혹을 제기하며 예산 마련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예산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추를 위해 노르웨이 유명 유전 개발업체인 '시드릴'(Seadrill)'과 계약을 마친 상태인데도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액트지오가 미국에서 세금을 체납해 법인자격이 4년간 정지된 상태였음에도 석유공사가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액트지오가 개인의 절세를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투명한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의혹이 해소되기 이전에는 예산 확보에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야당을 대상으로 설명을 통해 국회를 설득할 방침을 세웠다.

전날(13일)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국민의힘 의원총회 대야전략논의보고에 참석해 '2020년 기준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의 재무상황을 고려해 자원공기업 융자지원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잇단 해외투자 실패로 자산총계(18조 2294억 원)를 넘어선 19조 5781억 원의 부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융자지원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또 산업부는 향후 탐사·개발 추진 과정에 대해선 재설정된 광구별로 단계적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광구별로 외국인 지분 참여 여부와 참여 수준‧시기 등도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상한 설명을 통해 국회를 설득할 계획"이라며 "정부 재정지원과 석유공사 자체 자금, 국내외 투자유치 등으로 모자란 재원을 조달하겠다"이라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