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홍게·방어' 알쏭달쏭 동해 유전 프로젝트명…석유 탐사 조건은?
석유시스템 형성 위한 4대 요인 중 3가지가 '홍게'서 발견돼
"불확실성 존재하지만 '대왕고래' 유망성 높다…시추해야 입증 가능"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부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관련 프로젝트에도 연일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 7곳에 '대왕고래' 등 해양생물 이름을 붙이는 등 철통 보안을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각종 보안명 명칭을 비롯해 석유 탐사 관련 용어 및 절차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8일 정부 등에 따르면, 2005년부터 동해안 석유·가스 탐사에 나선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의 3개 광구인 △6-1광구 북부(2012년) △8광구(2015년) △6-1광구 중동부(2021년) 등에 대해 탐사했다.
이번 '최대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전날(7일) 브리핑을 통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해 줄 수 있는 4가지의 요소가 있는데 '홍게'라고 불리는 유정에서는 기반암(근원암), 덮개암, 트랩(돔)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석유와 가스는 '근원암(기반암)'에 존재한다. 이들이 빠져나가지 않기 위해서는 진흙인 '덮개암'이 필요하며 덮개암은 석유가 새나가지 않도록 차폐역할을 한다. 석유·가스층은 한곳에 모여 있을 수 있도록 트랩(돔) 구조가 필요하고, 이를 탄탄히 보전할 수 있는 '저류암'도 존재해야 한다. 이 4가지가 석유보전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석유공사는 동해 일대를 기반으로 심해탐사를 실시하면서 총 3번의 시추 작업에 나섰다. 각각의 작업명은 '주작(2012년), '홍게(2015년)', '방어'(2021년)'다. 이날 아브레우 고문은 기자회견에서 '홍게' 유정에서만 3가지 조건이 충족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트랩과 근원암, 덮개암 등이다.
아브레우 박사는 "홍게 유정에서는 트랩(돔)이 확인됐고 덮개암의 경우 400m의 기둥 형태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품질을 갖추고 있었다"며 "세 번째로 확인된 요인 중에 아마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 같은데 그것은 바로 근원암(기반암)의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와 액트지오는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7개 유망구조에 매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7개 유망구조를 총망라한 프로젝트 명이 바로 '대왕고래 프로젝트'다.
액트지오는 남은 과정 동안 시추 작업을 통해 유기화합물인 '탄화수소'를 확인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탄화수소(Hydrocarbon)는 탄소와 수소로만 이루어진 유기 화합물로, 에너지의 구성 요소 역할을 한다. 탄화수소는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 다양한 천연자원에서 발견된다. 탐사 작업에서 탄화수소의 흔적은 매장량과 품질 예측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 때문에 탄화수소의 발견 여부는 탐사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가늠하는 중요 척도로 꼽힌다.
아브레우 고문은 "(홍게와 달리 7개 유망구조의 경우)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모든 제반 요소를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을 찾지 못한 것은 리스크"라며 "실제 이를 입증하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뿐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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