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민소득 '절반→역전'까지 18년…1인당 GDP도 추월 전망
작년 1인당 GNI 3.6만달러…일본 약 400달러 격차로 제쳐
주요국 긴축 속 엔저 여파 커…韓 고성장 영향 무시는 못해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과 일본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 사상 처음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토막 수준에서 일본을 따라잡기까지 18년이 걸렸다.
올해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역시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일본 내보다 국내의 임금 수준이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지표 역전은 일본의 엔저 정책에 따른 영향이 커 마냥 환영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 끝에 일본의 지표를 맞먹게 된 것은 엄연한 사실로 평가된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3만 6194달러로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의 1인당 GNI는 지난해 우리를 약 400달러 밑도는 3만 5793달러를 기록했다.
유엔(UN) 기준 한국의 1인당 GNI는 지난 2005년만 해도 1만 9384달러로 일본(3만 8644달러)의 50.2%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격차를 좁혀 2013년 65.2%(한국 2만 7537달러대 일본 4만 2228달러) 수준에 올랐다.
이후 오르내리던 한·일 간 1인당 GNI 격차는 2019년부터 꾸준히 개선됐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76.0%, 코로나 발발 직후인 2020년 76.5%, 2021년 84.2%, 2022년 90.2%(3만 2779달러 대 3만 6337달러)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특히 주요국 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2년부터는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한 일본의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양국 간 국민소득 격차가 더욱 빠른 속도로 축소됐다.
그러다 지난해는 엔저 지속, 한국의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경제 성장, 국민계정 기준 연도 개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예 한·일 간의 위치가 뒤바뀐 것이다.
불과 절반 수준이던 한국의 국민소득이 일본을 완전히 따라잡기까지 18년이 걸렸다.
게다가 국제통화기금(IMF) 추산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 1인당 GDP 측면에서도 일본을 처음 역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월 전망 기준 한국 3만 4653달러대 일본 3만 4554달러로 관측됐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1994년 처음 1만달러를 넘은 뒤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8년 8271달러로 내려앉았다가 2006년 2만 달러 고지를 넘었다.
이후 2017년 3만 1600달러로 올라선 뒤 이제는 3만 달러 중반대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일본은 2012년 4만 9175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2년 3만 3853달러로 주저앉았다. 지난해는 3만 3949달러까지 1인당 GDP가 감소했다.
자연스레 2022년 한국은 기업 임금 측면에서도 일본을 앞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3월 한일 양국 1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 월 임금총액 수준을 비교한 결과, 2002년 한국은 약 180만 원으로 일본(385만 원)에 크게 뒤졌다.
하지만 20년 뒤인 2022년에는 한국이 약 400만 원으로 일본(379만 원)을 30만 원 격차로 앞질렀다.
이 같은 지표 역전은 환율의 영향도 큰 만큼 마냥 환호할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이 장기 저성장 국면 타개를 위해 엔저 정책을 고수한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이 2000년 이후 연평균 3%대 상대적인 고성장을 통해 일본을 따라잡은 것은 사실이다.
한은에 따르면 2001~2023년 실질 GDP의 연평균 성장률은 3.6%로 집계됐다. 일본의 같은 기간 GDP 성장률은 연평균 0.7%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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