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에 부란병·진딧물까지 극성…사과 생육 '비상'

첫 발생 20여일 만에 경기·충청·전북·경북·강원 74개 농가로 확산
농경연 "부란병·진딧물 발생 많아…철저한 생육관리 필요"

과수화상병(충북도 제공) ⓒ News1 김용빈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과수화상병에 이어 부란병과 진딧물까지 전국적으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사과 생육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병해충 발생이 전년보다 증가하며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74개 농가, 37.7ha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지난 13일 충남 천안과 충북 충주에서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이후 20여 일 만에 74개 농가(사과 57개, 배 17개)로 확산했다.

전년 동기 77개 농가에서 27.2ha가 발생했는데, 농가 수는 줄었지만, 발생 면적은 더욱 커진 셈이다.

특히 충청지역(52개 농가 확진)에 이어 경기, 강원, 전북과 사과 주산지인 경북 등으로도 확산세를 보인다. 경기 화성·안성·여주·이천·양평 등 16개 농가, 강원 홍천 1개 농가, 전북 무주 6개 농가, 경북 안동 1개 농가가 각각 확진됐다.

과수화상병은 세균병의 일종으로 주로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됐을 경우 잎,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괴사한다.

일단 감염되면 치료나 방제약이 없어 전체 생산량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반경 100m 이내의 과일나무들은 뿌리째 뽑아서 태운 뒤 땅에 묻는 방식으로 폐기해야 하는데 확산 속도가 빨라 이동통제와 같은 차단 조치가 필수적인 병해충으로 꼽힌다.

더욱이 다른 병해충도 확산세를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표본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란병은 전년보다 많이 발생한다는 답변이 66.7%에 달했다. 진딧물과 나무좀이 많다는 답변은 81.0%, 31.6%로 각각 조사됐다.

농경연은 전국적으로 부란병 피해가 증가하고, 동해를 입은 나무에 좀과 진딧물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중 부란병은 주로 봄과 가을에 발병하며 발생 부위 잘라내야 하는 특성을 지녀 생산량 감소 우려를 낳고 있다.

농경연은 "사과 2차 적과가 진행 중인 시기"라며 기상여건에 따라 생산량이 변동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생육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연이은 병해충에도 올해 사과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부란병은 매년 반복되는 병해충으로 걱정할 만한 단계가 아니다"라며 "과수화상병 발생면적은 재배면적의 0.1% 수준으로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사과 생산량은 49만 톤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