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법인세 납부액 전년比 64.9% '뚝'…올해도 '세수 펑크' 불가피
국세수입 40.7조로 전년비 6.2조↓…작년 기업실적 부진 영향
올해 기업실적 개선 흐름…유류세 인하 단계적 환원 가능성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지난 4월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달보다 6조 2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에 이어 지난해 기업 실적 악화로 인해 법인세가 전년보다 64.9%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연간 국세수입 목표 대비 진도율도 평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올해도 세수 결손을 사실상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2024년 4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세수입은 40조 7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조 2000억 원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13.2%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가 예상보다 덜 걷힌 것이 3월에 이어 4월에도 주된 원인이 됐다.
지난달 법인세 수입은 4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7조 2000억 원(64%) 대폭 감소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원천분이 2000억 원 증가했지만, 지난해 실적이 저조한 영향으로 연결 법인의 신고실적과 3월신고 분납분이 감소한 영향이다.
특히 금융지주사가 지난해 증시 회복 덕에 회계상으로 유가증권 평가이익을 냈지만, 처분은 하지 않아 세무상 실적은 나지 않아 법인세 납부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올해 금융지주사들의 법인세 납부액은 지난해 대비 조 단위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세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3000억 원(4.1%) 늘어 7조 8000억 원이 걷혔다. 고금리로 인해 이자소득세가 2000억 원 늘었지만, 근로자 수와 급여 증가에 따라 근로소득세가 2000억 원 늘어났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증가로 국내분이 9000억 원 늘었지만, 수입분은 3000억 원 감소해 전년 대비 7000억 원(3.5%) 늘어난 20조 1000억 원 납부됐다.
증권거래세 수입은 2000억 원 감소해 5000억 원을 기록했다. 4월 주식거래대금이 454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4월보다 22조 원 줄어들고, 세율 인하 효과가 작용했다.
상속증여세는 3조 3000억 원 걷혀 지난해보다 2000억 원 늘었다. 개별소비세는 1000억 원 감소한 8000억 원으로 집계됐고, 교통에너지환경세(9000억 원), 관세(5000억 원) 등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1~4월 누계 국세수입은 125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 4000억 원(6.3%) 감소했다.
법인세 수입이 22조 8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조 8000억 원(35.9%) 급감한 영향이 가장 컸다.
연간 목표세수 대비 징수 실적을 나타내는 진도율은 34.2%로 지난해 결산안 대비(38.9%)보다 4.7%포인트(p) 내렸다. 이는 최근 5년 평균(38.3%)보다 4.1%p 낮은 수치다.
법인세 수입이 크게 저조한 만큼, 역대 최대 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4월까지 법인세 진도율은 29.4%로, 지난해 예산안 대비 진도율(33.9%)보다 낮은 상황이다.
다만 기재부는 올해 기업 실적 개선 흐름으로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는 아니겠지만, 상황만 보면 예산만큼 세금이 들어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던 2013~2014년도, 2020년도 역시 세수 결손이 발생했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1분기 코스피 상장법인 영업이익이 지난해 6조 1000억 원에서 올해 27조2000억 원으로 342% 증가해 2018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해 기업실적이 개선된다면 향후 법인세 중간예납을 비롯해 법인세 납부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유가 역시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환원될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 역시 이같은 방안을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방향성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내부 검토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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