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아세안+3 CMIM 기금화 이끌어…역내 협력 자산"

CMIM '신속금융프로그램' 신설…기금화 방식 공감대
"역내 협력 정신 재확인…불확실성 공동 대응 계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조시아 트빌리시 풀만호텔에서 열린 'ASEAN+3 재무장관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기획재정부 제공) 2024.5.3/뉴스1

(트빌리시=뉴스1) 김혜지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 내 신설된 신속금융프로그램(RFF)은 회원국 간 협력 정신과 신뢰를 재확인하는 계기"라면서 "불확실성에 공동 대응하고 경제 협력에 대응하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3일(현지시각)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개최된 '제27차 아세안(ASEAN)+3(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CMIM은 2400억 달러 규모의 역내 다자 간 통화스와프로, 한·일·중 3개국과 ASEAN 국가가 체결했다. 현재 CMIM의 대출 가능 규모는 2400억 달러여서 국제통화기금(IMF·약 1조 달러)과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 활용된 사례가 전무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아세안+3는 이날 CMIM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새 재원 조달 구조로서 납입자본(paid-in capital) 방식의 이점에 합의하고 2025년까지 구체적인 모델을 정한다는 공동 선언을 이끌어냈다.

또 자연재해 등 일시적인 외부 충격에 따른 위기 해소를 위해 사전·사후 조건없는 소규모·단기 자금 지원 프로그램인 RFF를 신설했다.

기존 CMIM 대출에 비해 지원 한도를 낮춘 대신 완화된 대출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현재 CMIM은 납입된 자본금이 없고 위기 발생 시 자금 지원국들이 돈을 모아야 해 재원 조달의 불확실성이 높다. 게다가 지역 전체에 파급될 위기 상황에서는 자금 지원국의 부담이 커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려는 유인이 강할 수 있다.

이에 한국은 CMIM을 납입자본 방식으로 전환하면 회원국과 CMIM의 대차대조표가 분리돼 자금 지원국은 정치·신용 리스크 부담을 덜고 자금 요청국은 수혜의 불확실성이 낮아져 실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관련 논의를 주도했다.

최 부총리는 "아시아 지역의 금융 안정망인 CMIM의 경우 다른 지역의 안정망과 비교했을 때 접근성과 작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이에 CMIM을 납입자본 방식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회원국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납입자본 방식의 구체적인 모델은 여러 옵션이 있어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납입자본 방식으로 기금화한 CMIM 재원이 각국의 외환 보유액으로 인정되느냐가 향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관리관은 "외환보유액으로 인정될 방안을 만들어 나가자는 게 향후 과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CMIM의 납입자본 방식 전환에 대해 "지금까지의 CMIM이 효과가 없었다기보다 실효성을 높이자는 차원"이라고 소개했다.

그간 CMIM 활용 사례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CMIM이 출범한 2010년 이후 코로나19를 제외하고는 큰 충격이 없었는데 상대적으로 아세안+3 국가들의 영향이 덜했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금융 안전망을 사용해 돈을 빌리기보다 외환보유액이나 거시경제정책 활용을 더 선호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아세안+3은 이날 RFF에 사용되는 통화로 기존 미 달러만 아니라 엔화, 위안화를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중으로 협정문 개정을 완료하고 내년 회의시 RFF를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