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40% '결혼 부정적'…10명 중 9명 '저출산대책 효과 없어'
저고위, 25~49세 남녀 2000명 대상 인식조사
男 '경제적 부담', 女 '가사·양육 부담' 가장 커
- 손승환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미혼남녀 10명 중 4명은 앞으로도 결혼할 생각이 없거나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중 90%는 지금까지의 저출산 정책은 효과가 없다고 느낀 것으로도 파악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4년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인식조사는 청년층의 목소리를 반영한 저출산 대책 마련을 위해 육아정책연구소를 통해 실시된 조사로, 전국에 거주하는 만 25~49세 남녀 약 2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미혼남녀 중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1.0%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다'가 46.5%로 가장 많았고, △'나중에도 하고 싶지 않다' 22.8% △'생각해 본 적이 없다/잘 모르겠다' 16.3% △'지금 하고 싶다' 10.8% △'결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3.7% 등 순이었다.
결혼 의향이 있지만 미혼인 이유로는 남자의 경우 '결혼에 필요한 자금을 더 모은 다음에 하려고'에 대한 동의 비율이 82.5%로 가장 높았다.
반면 여자는 '적당한 상대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75.5%)라는 사유에 대한 동의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결혼 의향이 없는 사유로도 남녀 간 응답에 차이가 컸다. 남자는 '결혼식 비용·신혼집 마련·혼수 준비 등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여자는 '결혼에 따른 가사·출산·자녀양육·가족부양 등 역할에 대한 부담 때문에' 항목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응답자 대부분은 주거·일자리 등 경제적 조건과 일가정양립 지원 조건이 개선된다면 결혼과 출산 의향이 보다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답했다.
임신·출산에 대한 인식을 보면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1.1%였다.
성별로는 여성(51.9%)이 남성(69.7%)보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낮았다. 특히 25~29세 여성 중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4.4%에 그쳤다.
이상적인 자녀 수는 1.8명으로 나타났지만, 자녀가 없는 남녀의 32.6%만 출산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남녀 모두 소득지원이 늘고, 자유로운 육아휴직 및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면 출산 의향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출산 의향이 있는 여성의 88.8%는 출산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의 89.6%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했지만, '지금까지의 저출산 정책이 효과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9.2%에 불과했다.
그간의 저출산 정책 캠페인에 대해 '별다른 느낌이 없다'(41.7%), '오히려 반감이 든다'(48.0%)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본 조사를 통해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과 정책 수요를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히 주거·일자리 등 경제적 지원과 일·가정 양립이 결혼·출산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조사 결과를 반영한 체감도 높은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육아 친화적인 문화·환경이 마련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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